[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새누리당이 10일 발표한 2차 공천 심사 결과에는 1차 때와 달리 현역의원 컷오프는 없었다.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권에서 3선 이상 중진들의 대대적인 교체가 예상됐지만 '물갈이'는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는 이날 2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경선지역 31곳과 단수추천지역 4곳을 확정했다. '중진 물갈이론'이 휘몰아친 경남 지역에서는 3선 이상의 중진급 현역 의원들이 모두 경선에 올랐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안홍준(창원 마산회원) 의원이 윤한홍 전 청와대 행정자치비서관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재경(진주을) 의원은 김영섭 전 청와대 행정관, 김영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과 경선에서 만난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이군현(통영고성) 의원은 강석우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국장, 이학렬 전 경남고성군수와 맞붙을 전망이다.
당초 2차 공천 결과에는 영남권 중진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컷오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시대가 원하는 재목이 있다"며 대거 물갈이를 시사했고,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도 "영남에 3선 이상이 수두룩한데, 이 분들을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최고위원도 "새누리당은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기득권 지역에서 희생을 감수하는 모습의 개혁공천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영남 현역 물갈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예상을 뒤엎은 공관위의 이러한 결정에는 지난 1차 공천 발표에서 낙천된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의 무소속 출마 선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역 물갈이 폭이 커질수록 당의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의원은 '컷오프 1호'라는 오명을 쓰자 9일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한 마디 사전통보 없이 헌신짝처럼 버린 데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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