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바둑 개발자, 김강근 NHN엔터팀장
감정없는 알파고, 심리전에서 우위 보였다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온라인 바둑 게임 '한게임 바둑'을 개발한 김강근 NHN엔터테인먼트 팀장은 알파고의 예상치 못한 성장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김 팀장은 1995년 프로에 입단해 지난 2011년 프로 7단으로 승단한 프로기사이자 온라인게임 개발자다. 그는 지난 2005년 NHN엔터에 입사해 11년 동안 '한게임 바둑'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 팀장은 이 9단과 알파고의 제 1대국을 지켜본 뒤 "알파고가 예상보다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대국 전 "(알파고가) 판을 읽는 능력이 아직 세계 최고 기사와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 팀장은 "초반 알파고의 날카로운 반격으로(24수, 26수) 78수까지 이 9단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알파고가 초반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 대국에서는 초반의 날카로운 반격으로 이 9단을 밀어붙였다"고 했다.
그는 "흑123수는 패착으로, 128수로 붙여서 귀의 실리를 확보했더라면 흑이 우세한 국면이었다"며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첫 대국이어서 심적 부담감으로 인해 기량 발휘가 제대로 안된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이 9단이 감정 기복이 없는 알파고에 정신적으로 밀렸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알파고의 바둑 실력에 대해 "한 판으로는 알 수 없지만 프로 최고 실력에 근접한 실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알파고도 90수, 136수, 162수에서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기사라면 하지 않을 실수였지만 승패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김 팀장은 "알파고도 약점을 보였다"며 "특히 136수는 당연한 장면의 손해수로 인공지능(AI)의 미흡함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제 2국부터는 형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알파고의 실력을 파악한 이 9단이 반전을 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팀장은 "이세돌 9단도 1국을 통해 알파고의 기량을 파악했기 때문에 2국부터는 방심하지 않고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게임 바둑의 기력은 아마 5단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바둑 게임은 AI를 기반으로 상대방의 실력을 분석해 그에 맞게 대전을 벌이고, 대국 중 우세를 가늠하는 형세 판단, 경기 후 결과를 계산해주는 자동 계가 등을 수행한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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