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 수술 후 9개월 만에 복귀 "늘 설레는 무대, 즐겁게 도전할 것"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펜싱 남자 에페 국가대표 정진선(32·화성시청)이 돌아왔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도전하는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다시 뛴다.
정진선은 지난달 22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대표팀 평가전을 통해 국가대표로 복귀했다. 지난해 5월 2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그랑프리대회 도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수술과 재활을 한지 9개월 만이다. 평가전은 부상 등의 이유로 팀을 떠난 기존 대표 선수들이 경쟁해 태극마크를 달 기회였다.
그는 "쉬는 동안 대표팀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졌다. 올림픽에 나갈 준비를 착실히 하겠다"고 했다. 정진선은 대표팀 합류가 확정되기 전에도 꾸준하게 태릉선수촌과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을 오가면서 감을 유지했다. 지난달 13~14일에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FIE 월드컵 대회에 자비를 들여 출전했다.
대표 자격을 되찾았으나 숨 돌릴 틈은 없다. 올림픽에 나갈 선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남자 에페는 FIE 단체전 랭킹에서 아시아 팀 중 1위를 해 리우올림픽 티켓을 확보했다. 오는 18~2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대회까지 마친 뒤 국제대회 성적과 기량을 종합해 올림픽 단체전에 나갈 네 명을 정한다. 이 중 세 명이 개인전에 나간다.
정진선은 두 종목 모두 출전하기 위해 재활과 몸만들기를 병행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접근하려는 상대 선수의 발등을 칼끝으로 재빨리 찌르는 주 무기 '발 터치' 기술도 가다듬고 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 나갔다. 베이징에서는 개인전 5위를 했으나 런던에서는 동메달을 따냈다. 올림픽을 제외한 국제대회에서는 이미 정상을 밟았다. 아시안게임은 2006년 도하 대회부터 3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땄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개인전까지 우승했다. 월드컵과 아시아선수권에서도 1위를 했다.
올림픽 금메달은 정진선을 채찍질하는 동력이다. 특히 단체전에 더 매력을 느낀다. 그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메달에 대한 도전을 즐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은 늘 설레는 무대다.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상대를 제압할수록 더 큰 희열을 느낀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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