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드라이버블 파4홀"
티 샷으로 '1온'이 가능한 짧은 파4홀이다. 그야말로 승부처다. 장타자는 이글로 한 방에 2타를 줄여 막판 뒤집기를 노릴 수 있고, 단타자는 전략적인 코스공략으로 쉽게 버디를 잡을 수 있다. 물론 깊은 벙커나 워터해저드가 그린을 엄호하고 있어 미스 샷은 단호한 응징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최근 선정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드라이버블 파4홀 베스트 10'이다.
지난 22일(한국시간) 끝난 노던트러스트오픈의 격전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골프장 10번홀이 대표적이다. 전장이 315야드에 불과해 선수들은 보통 3번 우드를 선택하지만 버디는커녕 오히려 스코어를 까먹기 일쑤다. 그린이 좁고, 벙커가 촘촘하게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스콧 피어시(미국)는 지난해 3차례나 벙커를 오가다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캐딜릭챔피언십이 열리는 마이애미의 도럴골프장 블루몬스터 16번홀(341야드)은 티 샷이 떨어지는 지점에 아예 '벙커 트랩'을 배치했다. 커다란 호수를 끼고 왼쪽으로 돌아가는 도그레그홀이라서 끊어가기도 쉽지 않다. 트래블러스챔피언십의 개최지 리버하이랜드TPC 15번홀 역시 성공하면 보상이 따르지만 실수는 치명타로 직결된다. 그린 왼쪽에 호수가, 오른쪽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새해 벽두부터 30언더파라는 엄청난 우승 스코어를 작성한 현대토너먼트의 무대 하와이 마우이섬 카팔루아 플랜테이션코스 14번홀(305야드)은 섬이라는 특성상 해풍이 변수다. 특히 왼쪽 바닷가에서 불러오는 바람의 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실제 43%의 선수가 버디를 낚았지만 이글은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았고, 보기 이상이 10%나 됐다.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17번홀은 2주 전 리키 파울러(미국)의 몰락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피닉스오픈 최종일 당시 드라이버 티 샷이 그린을 넘겨 물에 빠진데 이어 연장 네번째 홀에서 우드 샷이 또 다시 워터해저드로 직행해 우승컵을 날렸다. 이밖에 오는 6월 두번째 메이저 US오픈을 치르는 오크먼트 17번홀(313야드)과 웰스파고챔피언십의 퀘일할로 8번홀, 도이체방크챔피언십의 보스턴TPC 4번홀 등이 결과를 알 수 없는 시그니처 홀의 반열에 올랐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