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희 강남구청장 기자간담회, 보도자료 등 통해 서울시화 해빙 메신저 보내고 있으나 최근 건축과장 도시환경국장 승진 등으로 두 기관 관계 개선 당분간 시간 걸릴 것으로 보여 주목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春來不似春’?(봄은 왔으나 아직 봄이 아니다)
강남구(구청장 신연희)와 서울시(시장 박원순) 사이를 두고 한 말처럼 들린다.
경칩이 지나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날 날 때가 되는 등 계절은 봄으로 빠르게 가고 있지만 두 기관간 화해의 조짐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신연희 구청장은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놓고 박원순 시장과 틀어진 이후 한전 부지 개발공여금 활용 방안, 세텍 부지에 대한 제2시민청 개설, 수서 KTX역 부근 행복주택 건립 등으로 큰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올들어 두 기관간 해빙의 조짐이 조금씩 일기 시작했다.
먼저 신 구청장이 박 시장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신연희 구청장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며 서울시와 화해의 강한 메신저를 보였다. 또 이어 신 구청장이 직접 서울시 류경기· 이제원 행정1,2부시장 등 간부들을 만나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또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내 "올 들어 박원순 시장께서 올해를 자치권 실현 원년으로 선포, 한전부지 공공기여금의 우선 사용도 법에 따라 강남구의 기반시설 확충에 우선 사용할 것을 천명함으로써 기초자치단체 자치권 보장에 수범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님께 깊은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서울시와 강남구의 관계가 타의 수범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 구청장의 이같은 제스처는 몇 년만에 보인 이례적인 것으로 보이기 충분했다.
이에 따라 강남구와 서울시가 화해 무드가 조성될 것인가에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해빙이 되기는 아직 멀어 보인다.
“최근 강남구가 건축과장을 도시환경국장으로 승진 발령 내는 것을 볼 때 진정한 화해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서울시 고위 간부의 발언이다.
강남구는 최근 건축과장을 국장으로, 건축관리팀장을 건축과장으로 승진시켰다.
서울시와 기술직 공무원 교류가 안 돼 구청장이 승진시킨 것이라는 입장이다.
얼마전 신 구청장은 기자에게 "서울시와 기술직 인사교유 원칙이 파기돼 다시 복원되기 위해서는 1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다고 알고 있다"고 말해 서울시와 인사교류가 이뤄지기 전에는 기술직 공직자에 대한 인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서울시는 강남구가 아직 화해를 위한 구체적인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구룡마을 개발과 관련한 이건기 전 행정2부시장 등에 대한 고소 취하 등 구체적인 화해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도 강남구는 고소 취하 등 의지가 있는지 불투명해 보인다.
이에 따라 두 기관 화해는 강남구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와 서울시가 언제쯤 진정한 화해의 봄을 맞게 될 지 주목된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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