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달 예금금리를 더 내리면 스위스도 추가 부양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스위스중앙은행(SNB)의 토마스 요르단 총재는 ECB가 내달 10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한다면 SNB가 대응을 고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요르단 총재는 "ECB의 통화정책은 SNB와 스위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SNB가 가장 관심을 두는 변수"라고 말했다. ECB의 부양 조치는 이웃 국가들에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의 양면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요르단 총재는 이미 SNB가 취했던 최저환율제와 마이너스 기준금리 등의 정책 외에도 채권 매입 등 SNB가 취할 수 있는 부양조치가 더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비(非)전통적 부양 조치들을 무제한적으로 취할 수는 없다며 비전통적 방식의 통화정책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그는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계속 내릴 수는 없다며 어느 수준에서는 사람들이 현금을 쌓아두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는 이미 1년 전에 기준금리를 -0.75%까지 낮췄다. 요르단 총재는 아직까지 마이너스 기준금리 때문에 스위스 국민들이 현금을 쌓아두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너스 기준금리가 현금 보유를 유발할 것이라는 점은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고액권 폐지 논란과 관련해서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세계 최고액권인 1000스위스프랑을 발행하고 있다.
요르단 총재는 비전통적 부양 조치의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통적인 방식의 기준금리 인상 때와 달리 기업 자금조달 환경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심지어 일부 모기지 금리의 경우 오르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비용 대비 효과를 계속해서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위스프랑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로에 비해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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