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그랑프리 은2·동2 선전
리우 메달권인 종목별 18.5점 눈앞
26~28일 FIG 핀란드 월드컵 출전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리우데자네이루로 가는 손연재(22·연세대)의 걸음이 가볍다. 리듬체조 강국 러시아와 대등하게 경쟁하며 올림픽에서 입상권에 진입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손연재는 오는 26~28일 핀란드 에스포에서 열리는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에 출전한다. 시즌 첫 월드컵이다. 지난해 8월 23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종목별 결선 후프에서 동메달을 딴 뒤 두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그는 자신감을 얻고 24일 핀란드로 출발한다. 지난 19~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그랑프리에서 개인종합 은메달과 종목별 결선에서 은메달 한 개(후프), 동메달 두 개(볼ㆍ리본) 등 총 네 차례 입상권에 들었다. 2011년부터 이 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지 못하다가 5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손연재는 "시즌 첫 경기를 잘 마무리해 기쁘다. 리우올림픽까지 차근차근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체조연맹이 주관하는 모스크바 그랑프리는 매년 2월 시즌 첫 국제대회로 열린다. 월드컵이나 세계선수권 등 FIG 대회와 달리 나라별로 출전 인원을 제한하지 않는다. 실력이 뛰어난 러시아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입상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도 러시아에서만 여섯 명이 나왔다. 개인종합과 종목별 결선 후프와 볼 등 3관왕에 오른 알렉산드라 솔다토바(18)를 비롯, 메달 열다섯 개 중 아홉 개를 러시아가 가져갔다.
손연재는 탄탄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후프와 볼, 곤봉, 리본 네 종목 모두 '포에테 피봇(수구를 들고 한쪽 발끝으로 몸을 지탱하면서 다른 쪽 다리를 접었다 펴고 회전하는 기술)'을 넣었다. 포에테 피봇은 그의 무기다. 예술점수를 높이기 위해 이번 안무에서는 다리를 쭉 펴고 회전한다.
경쾌한 몸놀림으로 리듬감을 돋보이게 하는 '댄싱 스텝'도 많이 배치했다. "종목당 1분30초짜리 연기를 1초도 빈틈없이 채우고 싶다"는 각오대로 안무를 풍성하게 짰다. 덕분에 종목별 점수는 리본(18.133점)을 제외하고 모두 18.2점을 넘겼다. 개인종합에서는 네 종목 합계 72.964점(평균 18.241점)을 받아 지난해 8월 15일 불가리아 소피아 월드컵에서 세운 개인 최고점(72.800점)을 경신했다. 18.5점대 돌파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종목별 18.5점 이상은 손연재가 리우올림픽 메달권 진입을 위해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점수. 2013년부터 세계선수권에서 3연속 우승한 야나 쿠드랍체바(19·세계랭킹 1위)나 마르가리타 마문(21·세계 2위·이상 러시아) 등 상위권 선수들은 19점대를 받는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 개인종합과 후프, 리본에서 마문을 이겼다. 쿠드랍체바는 출전하지 않았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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