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튀어야 산다."
프로골프계에서는 뛰어난 기량은 물론 개성이 넘치는 독특한 스타일과 행동으로 주목받는 스타들이 많다. 라운드 도중 시거를 즐기는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와 그린 바닥에 엎드려 잔디결을 파악하는 '스파이더맨' 카밀로 비예가스(콜럼비아)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이 지휘하는 '수염파'가 대거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우스트히즌이 바로 2010년 디오픈을 포함해 유러피언(EPGA)투어에서 통산 7승을 거둔 월드스타다. 앞니 사이가 벌어진 인기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을 닮았다 해서 '슈렉(Shrek)'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 7일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서 원시인처럼 수염을 기르고 등장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선수들은 보통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고, 징크스를 탈출하기 위해, 또 상대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을 때 수염을 기르곤 한다. 우스트히즌은 실제 지난해 무관으로 전락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셰인 로리(아일랜드)와 그래엄 델라에트(캐나다), 부 위클리(미국) 등은 입장이 좀 다르다. 평소 수염 관리에 남다른 공을 들이는 선수들로 유명하다.
'신세대아이콘' 리키 파울러(미국)는 2016시즌 패션이 더욱 튀는 모양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현대토너먼트에서 힙합스타일의 모자와 끝단에 고무줄이나 밴드를 넣어 살짝 조이게 만든 '추리닝' 스타일 바지에 발목까지 올라오는 농구화 스타일 골프화를 선보였다. "품격을 떨어 뜨린다"는 일부 비판이 있지만 패셔니스타의 파격적인 변신은 계속되고 있다.
'아마추어 최강자' 브라이슨 디챔버(미국)는 아부다비HSBC골프챔피언십에서 베레모를 착용해 시선을 끌었고, 샤프트 길이가 모두 같은 아이언을 들고 나와 장비가 연구 대상이 됐다. "똑같은 궤도로 스윙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물론 각 아이언마다 로프트는 4도씩 차이가 있다. 지난해 미국 대학스포츠(NCAA) 디비전Ⅰ챔피언십과 US아마추어챔피언십을 모두 제패한 실력파로 프로 전향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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