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누가 뭐래도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은 당연하다. 영국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는 이름값을 했다. 2억원에 달하는 차값을 감안하면 당연한 듯 여길 수 있지만 10억원을 줘도 따라오지 못하는 게 레인지로버다.
레인지로버 SDV8(Auto biography)은 4400cc의 무거운 체급에도 100% 알루미늄으로 이뤄져 가벼운 몸놀림을 보인다. 일반 대형 SUV보다 가벼운, 불과 2650kg으로 어떤 지형에서도 최적의 능력을 발휘한다.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해 420kg의 중량을 덜어내 민첩한 핸들링과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바로 느낄 수 있다.
고속 주행에서의 힘은 폭발적이다. V8 터보 디젤이 탑재돼 최고 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75.5kg·m로 치고 나가는 힘에 안정감까지 더해졌다. 큰 덩치에도 가벼운 핸들링으로 곡선 구간을 자연스럽게 빠져 나간다.
실제 레인지로버의 온오프로드를 아우르는 독보적인 주행 성능은 고성능 엔진이 가능하게 한다. 이번 시승 모델을 제외하더라도 최고 출력 258마력(3500rpm), 최대 토크 61.2kg·m(2000rpm)의 고효율 3.0리터 TDV6 엔진과 339마력(3500rpm), 최대 토크 75.5kg·m(1750~2250rpm)의 4.4리터 SDV8 엔진으로 구성된 디젤 라인업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은 7.9초, 6.9초에 불과하다.
특히 가솔린 차량에는 V8수퍼차저 엔진인 5.0리터 LR-V8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510마력(6,000~6500rpm), 최대 토크 63.8kg·m(2500~5500rpm)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제로백 5.4초라는 수퍼카급 성능을 발휘한다.
저속과 중고속을 오가는 도심 주행에서의 변속도 자연스럽다. 랜드로버 고유의 드라이브 셀렉트가 적용된 8단 자동변속기와 어우러져 최고의 성능을 끌어낸다. 0.2초 이내에 변속이 가능하며 토크컨버터락업 조기선택세팅, 자동변속기아이들콘트롤, 유압식액추에이터 등 첨단시스템을 결합해 높은 효율성과 연비 개선 효과를 얻어냈다.
소음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고속 주행에서의 풍절음과 노면음은 물론 디젤 특유의 엔진음도 차량 실내로 들어오지 않는다.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엔진의 흔들림도 최소화됐다.
날씨가 변덕스런 겨울 시승 덕에 전지형 프로그레스컨트롤 기능까지 누렸다. 저속크루즈컨트롤 기능을 통해 눈 덮인 도로, 젖은 잔디와 같은 미끄러운 노면 등 온오프로드를 포함한 다양한 노면에서도 별도의 페달 조작 없이도 안정적인 주행을 진행했다.
실내 인테리어는 럭셔리 수준 이상이다. 모든 좌석은 히팅과 쿨링이 가능하며 온도 조절 다이얼의 기능까지 확장됐다. 앞좌석에만 제공되던 마사지 기능은 롱 휠베이스모델에는 전좌석으로 확대됐다. 평행·직각 주차 보조기능과 360도 주차 거리감지 기능부터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독립적인 모니터 시청이 가능한 8인치 듀얼뷰 모니터와 리어시트 전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까지 갖췄다.
운전석은 고급 소파에 앉은 기분을 전한다. 최고급 가죽·우드베니어를 사용해 시각과 촉각을 모두 만족시켰다. 모든 공정을 랜드로버 장인들이 소재 선별부터 마감까지 수작업으로 진행한 덕분이다.
2억원대 가격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럽다. 하지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레인지로버의 매력은 분명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도 꾸준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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