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연구 결과, 맞춤형 암 치료 가능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암 발생과 전이를 촉진하는 히프원(HIF-1) 단백질을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혀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히프원 (Hypoxia-inducible factor-1)은 저산소 환경에서 발현이 유도되는 단백질입니다. 암 발생과 전이를 촉진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히프원 단백질에 메틸화가 일어나면 단백질이 분해돼 암 발생과 전이가 억제됩니다. 반대로 히프원 단백질에 메틸화가 억제되면 암 발생과 전이가 촉진되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메틸화(methylation)는 유기화합물의 수소원자를 메틸기(-CH3)로 치환하는 반응입니다. 특정 단백질발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히프원 단백질이 저산소 상황에서만 발현이 유도되는 특징에 착안해 이 단백질 발현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약 7년 동안 이번 연구에 집중했습니다.
생체 내에서 히프원 단백질의 메틸화 기능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히프원 단백질의 메틸화가 일어나지 않는 돌연변이 쥐를 제작해 생체 내에서 암 발생과 혈관 생성 기능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돌연변이 쥐에서 대조군과 대비할 때 종양의 크기가 커지고 종양 주위의 혈관 또한 더 많이 생성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히프원 단백질에 메틸화가 일어나면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암이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나아가 히프원 단백질과 결합하는 LSD1이라는 탈메틸화 효소도 발견했습니다. LSD1은 히프원 단백질 메틸화를 억제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이 경우 암 발생과 전이가 촉진되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는 백성희 서울대 교수팀이 수행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communications)지에 1월13일자 온라인으로 실렸습니다.
백성희 교수는 "실제 암 환자에서 나타나는 히프원 유전자의 돌연변이 가운데 메틸화와 연관성 있는 돌연변이를 발견함으로써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전망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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