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2일 오후 1시 19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전일대비 1.97% 오른 112.61엔~112.62엔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달러당 121엔대에 거래되던 것을 감안하면 열흘만에 달러당 10엔 가까이 엔화환율이 떨어진 셈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엔화가치가 급등한 이유는 뭘까.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자산가들을 고객으로 삼고 있는 금융회사들이 고객들에게 엔화 매수를 권고한 데 따른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크레디스위스AG는 프라이빗뱅킹을 이용하는 자사 고객들에게 엔화를 매수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유로화나 원화 등에 비교하면 엔화는 달러 대비 평가절하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2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아시아 자산가들의 재산을 운용하는 스탬포드 매니지먼트 역시 "엔화가치가 월말까지 달러당 110엔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엔화 매수를 권유했다. 싱가포르에서 투자업체인 불피스 인베스트먼트를 운영하는 스티븐 디글 최고경영자(CEO) 역시 일본의 자산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이미 일본 내에 호텔과 스키 리조트, 클럽 등을 소유하고 있다.
일본이 1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고, 이로 인해 올해 들어 엔화가치 상승폭은 다른 31개 통화가치의 상승폭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달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며 엔저를 유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엔화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7% 상승했으며, 지난 11일에는 장중 한때 달러당 110.99엔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0월 31일 BOJ가 2차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하기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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