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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해경본부 이전과 '실세'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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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20대 총선을 얼마 안남겨두고 인천에선 2명의 여당 의원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실세 친박'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황우여, 윤상현 의원이 그들이다. 5선의 황 의원은 인천 연수구에서 내리 4번 당선된 중진 의원이다. 인천 남구을에 지역구를 둔 윤 의원은 2선 의원으로 최근 '충청포럼' 회장에 오르면서 대권 잠룡으로까지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부총리와 청와대 정무특보를 지낸 실세 정치인들이 하루 아침에 낙천·낙선 대상자로 찍히는 수모를 겪고 있다. 5개월여간 지역사회를 달궜던 해양경비안전본부의 세종시 이전이 도화선이 됐다. 정부는 지난달 국무회의를 열고 해경본부가 속한 국민안전처 등 4개 기관을 세종시로 이전하는데 필요한 경비를 예비비로 사용하기로 의결했다.

일말의 존치 가능성을 기대했던 인천시민사회의 허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 모처럼 지역내 보수·진보단체와 여야 정치권, 시민단체가 한마음이 돼 '바다를 떠나는 해경본부는 있을 수 없다'며 대정부 투쟁을 벌였지만 결국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여야는 저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며 상대 당에 책임을 돌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의 해경본부 이전 방침을 문제삼은 시민사회단체들은 집권여당 의원들의 책임론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그 중에서도 황우여, 윤상현 의원을 집중 공격하며 의원직 사퇴와 총선 공천 배제를 요구하고 있다. '힘 있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해경본부 이전을 막지 못한 책임이 크다는 것인데, 어쩌면 친박 실세 정치인이 감내해야 할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시민단체의 낙천·낙선 촉구 기자회견이 있은 후 이들 의원의 반론이 오히려 화를 더욱 키우고 있다. 윤 의원은 "(해경본부가 포함된) 국민안전처의 세종시 이전을 위한 행정조치는 지난해 9월 말에 끝났다"면서 "당시 시민대책위의 입장을 전달했으나 이미 그 결정이 다시 검토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시민대책위가 지난해 9월30일 출범했다. 윤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그 이전에 해경본부 존치가 물 건너갔다는 사실을 먼저 알고 있으면서도 시민대책위나 인천시,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애초 아무런 성과도 낼 수 없는 일에 시민대책위가 헛발질만 하고 있는 것을 윤 의원은 보고만 있은 셈이다.


유정복 시장 조차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 변경안'이 행자부 관보에 고시된 시점(지난해 10월15일)에 해경본부 이전이 확정된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인천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이 인천시와도 소통을 안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황 의원도 "지난해 10월 총리, 지난달 부총리를 면담하고 인천 민의를 전달하는데 노력해왔다"며 항변했다. 하지만 시기상으로 황 의원 역시 뒷북을 친 것이며 해경본부 이전 경과에 대해 인천시민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윤 의원이 알고 있는 사실을 그가 모를 일은 없을테고, 설령 몰랐다면 부총리였던 그로서는 더욱 민망한 일이다.


지역민심을 정부에 전달해야하는 것은 실세냐 아니냐를 떠나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한 책무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부 방침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지역민에게 진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면 이 역시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없다. 실세 정치인의 그 '힘'이 진가를 발휘하려면 누구를 향해야 하는지,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유권자들은 묻고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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