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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날 이야기보따리] '정책'아닌 '혀'로 싸우는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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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20대 총선거를 앞두고 사생결단 설전(舌戰)이 시작됐다. 모든 선거에서 입싸움은 늘 있는 일이지만, 이번 선거는 '인재영입'과 '험지출마' 등으로 거물들이 대거 지역구를 옮기거나 새로 출마하면서 기존 출마 예정자들과 갈등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더욱이 선거를 앞두고 '탄핵'이나 '뉴타운' 같은 특별한 이슈가 없자 자극적인 발언으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후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정책과 공약이 아닌 '혀'로 싸우고 있다는 비판도 면하기 힘든 실정이다. 대표적인 설전지(舌戰地) 5곳을 소개한다.

[썰날 이야기보따리] '정책'아닌 '혀'로 싸우는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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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출마론'이 부른 사생결단 서울 마포갑= "마포갑 당원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개누리당' 당원들이냐" 안대희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부산 해운대에서 서울 마포갑으로 출마지를 옮기자 강승규 예비후보가 외친말이다. 안 최고위원은 지난달 17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마포갑은 진정한 험지"라며 출마 선언을 했다.

 경쟁자인 강 예비후보는 맞불을 놓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공당의 정당한 절차에 의해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재건한 당협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려는 (안 후보의) 행동은 더 큰 도둑이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결국 안 최고위원은 강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 삿대질과 고성을 뒤로한 채 서둘러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출마도 안 했는데…여당 대표가 타깃 서울 마포을= 서울 민심의 풍향계인 마포는 후보들 간 신경전도 치열하지만 여야 후보 모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공격하며 김 대표에게 마포을 출마를 권유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발단은 김 대표의 험지출마론에 마포을에서 터를 다지고 있던 이채관 예비후보가 발끈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을 내리꽂을 것을 우려한 이 예비후보는 "마포을이 험지이고, 정청래(마포을 현직 의원)가 그렇게 큰 인물이라면 김 대표가 무대(무성대장의 준말)답게 직접 대적할 용의는 없냐"며 "김 대표가 마포을에 출마하시고, 제가 김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에 출마하겠다"고 일갈했다.


 마포을 현역인 정 의원도 김 대표의 마포 출마를 권유했다. 정 의원은 "김 대표, 마포을로 나와라. 김대표에게 권고한다. 비겁하게 심약한 김태호에게 마포을 권하지 말고 본인이 나와라. 편하디 편한 부산 영도 버리고 험지 중 험지인 마포을 정청래에게 도전하라. 멋지게 한 판 붙어보자"라고 주장했다.


◆한순간에 깨진 형동생 사이 서울 종로= 정치는 평소에 '호형호제'하던 돈독한 사이를 한순간에 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오세훈 예비후보가 서울 종로에 출마 선언을 하면서 박진 예비후보와의 우정도 금이 갔다.


 박 예비후보는 "(오 예비후보는) 당의 반대에도 무리하게 서울 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실시해 서울 시장을 빼앗기고 지금의 박원순 시장에게 넘겨준 장본인"이라며 '동생'의 아픈 부분을 찔렀다. 오 예비후보는 "(종로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곳"이라며 종로가 '형'으로는 부족하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골리앗을 향한 다윗의 도발 서울 노원병= 이준석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서울 노원병 출마 선언을 하며 경쟁자가 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을 향해 "당부터 만들고 오라"며 선전포고를 했다. 국민의당이 아직 공식창당도 되지 못한 점을 비꼰 것이다. 그는 "제 고향에 불곰 한 마리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지역 주민들은 그 곰이 상계동 곰인지, 아니면 호남지역에 관심 있는 곰인지, 상당히 의아해하고 있다"며 중앙정치에 집중하고 있는 안 의원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하지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먼저 도발을 한 것은 골리앗이었다. 안 의원은 이 예비후보의 출마선언 전에 "처음 치르는 선거니까 경선에서 열심히 성과를 내 공천을 받으면 좋겠다"며 뼈있는 말을 던졌다.


◆진박과 배신의 정치, 대구 동구을= 진박(진실한 친박근혜) 마케팅의 중심인 대구 동구을은 관심도만큼이나 독한 말이 쏟아졌다. 이재만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동구을 현역인 유승민 의원을 향해 "'배신의 정치'를 응징하겠다"고 선언했다. 배신의 정치는 지난해 국회법 파동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단어이다. 이후 동구을에서는 진박들의 유세 지원이 줄을 이었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이 예비후보를 '진실한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유 의원은 진박들의 공세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봄'이 곧 올겁니다^^"라는 본심을 살짝 남겼다. 그는 현재 언론과의 접촉을 가능한 피하고 유권자들과 직접 만나 민심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왜 인터뷰를 피하냐"는 아시아경제 기자 질문에 그는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며 말을 아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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