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치료 힘든 강박장애…초음파로 치료한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교수팀, 관련 연구논문 발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강박장애를 초음파로 치료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강박증상을 가진 환자의 뇌에 초음파를 쬐어 뇌 회로 일부를 차단하는 수술이 뚜렷한 증상 개선효과가 있었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진우, 김찬형 교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진우(신경외과)·김찬형(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2013년 2월부터 5월까지 약물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강박장애 환자 4명에게 '고집적 자기 공명 영상 유도하 초음파'를 이용한 양측 전피막 절제술(bilateral anterior capsulotomy)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약 1000개의 초음파 발생 장치를 이용해 뇌에서 강박증상을 일으키는 내포전각 부위 한 곳에 초음파를 집중시켰다. 치료용 초음파는 650㎑의 출력이며 파형 에너지의 상쇠 없이 뇌의 목적 부위에 도달한다. 구성된 피막을 깨는(절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MRI)를 통해 치료과정 동안 실시간으로 살피면서 1mm 이내 오차 범위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에 대해 수술 전, 수술 후 6개월까지 주기적으로 정신사회적 기능평가, 강박증 평가 척도(Y-BOCS), 우울증 척도(HAM-D), 불안증 척도(HAM-A)를 측정했다.

측정결과 강박증 평가 척도(Y-BOCS), 우울증 척도(HAM-D), 불안증 척도(HAM-A) 등 모든 측정치가 초음파 수술 전과 비교해 초음파 수술 후 1주일 후부터 개선됐다. 개선된 상태는 6개월 후까지 지속됐다. 환자군은 강박장애 증상이 평균 33±10.8%, 우울증상이 68.2±19.8%, 불안증상이 61.1±19.3% 씩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진우 교수는 "뇌 과학 연구 결과로 뇌의 전두엽과 변연계회로를 연결시키는 내포전각이 강박장애와 연관 됐음을 알게 됐다"며 "이 부위에 초음파를 집중해 열을 가하면 뇌의 회로 일부가 차단돼 강박증상을 개선시키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몸 밖의 여러 부위에서 초음파를 쬐는 치료는 절개가 없고 짧은 시간에 종료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며 "전신 마취도 필요 없고 환자들은 수술 직후 식사를 하고 담소까지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과 영역의 학술지인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지 최근호에 '치료 불응성 강박장애 환자에 대한 고집적 자기공명영상 유도하 초음파 시술(Bilateral thermal capsulotomy with MR-guided focused ultrasound for patients with treatment-refractory obsessive-compulsive disorder: a proof-of-concept study)'이란 논문명으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