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단체장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부처 장관들과 첫 상견례를 가지고 경제회복 의지를 다졌다. 경제단체장들은 한 목소리로 노동시장 개혁, 신(新)산업 규제 철폐를 요청했다.
박 회장은 2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에서 유일호 부총리 주재 '경제장관-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새롭게 진용을 갖춘 3기 경제팀이 경제계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신산업이 규제에 막혀 출발부터 경쟁국에 뒤쳐지지 않도록 힘을 써달라고 건의했다. 그는 "상공인들을 만나보면 길이 좁고 문턱이 높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무인로봇, 신재생에너지, 드론 등 신사업을 펼치려 해도 규제 문턱이 높아 진입이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새 경제팀과의 소통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박 회장은 "기업들이 넓게 포장된 도로를 신바람나게 달려나갈 수 있길 바란다"며 "역대급 팀 플레이를 펼쳐 나가자"고 강조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도 기업의 신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을 조성해달라고 요청했다. 허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주력산업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고, 노동개혁도 지지부진하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과감히 투자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김인호 무역협회장은 최근 1월 수출이 크게 줄어든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며 "무역업계와 정부 모두 수출증진을 위해 생각해볼 수 있는 모든걸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기업 활동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우리가 갖고 있지만 활용되지 않은 잠재력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공정한 경제정책 마련을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메르스사태 영향과 금융권의 대출 축소에 따른 설비투자 이중고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많이 약화되고 있다"며 "고용축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런 부분을 잘 반영해 정책을 시행해달라"고 말했다.
노동시장 개혁,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데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박병원 경영자총협회장은 "올해 경제여건이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난항이 계속되고 있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정부의 양대 노동지침 역시 경영계 입장에서 보면 기존 판례와 제도를 명확하게 했을 뿐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는 효과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업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먼저 찾아 나가는 한편 노동계가 주장하는 쉬운 해고라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정부는 중소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도 장사가 잘되게 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이에 대해 "새로운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사후규제, 네거티브 방식 도입에 의견 일치를 보고 있다"며 "정부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측에서 유일호 부총리를 포함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인호 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박병원 경영자총협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함께 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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