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집안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약 70일 앞둔 상황에서 단 한번의 실수나 사건ㆍ사고라도 당 지지율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특히 같은 지지층을 두고 '장군멍군'을 거듭하고 있는 야권은 재빠른 집안단속에 나섰다.
야권 집안단속의 대표적 사례는 최근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사실상 '공천배제형'을 받은 신기남ㆍ노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탄원서다. 신ㆍ노 의원은 각각 '아들 로스쿨 구제 의혹', '시집 강매 논란' 등으로 각각 3개월ㆍ6개월 당원권 중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친노(親盧) 중진인 두 의원에 대한 중징계는 당 내에서 일종의 '읍참마속(泣斬馬謖)'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범주류로 분류되는 김성곤 의원이 두 의원에 대한 구명운동에 나서고, 탄원서에 30명이 넘는 의원들이 서명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계파 온정주의'라는 비판이 제기됨은 물론, "당이 단호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라고 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영(令)도 서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동료의원이니까 참 안타깝다, 저것도 다시 구제해야 되겠다'는 식의 행위를 취할 것 같으면 희망이 없다"며 탄원 서명운동을 중단시켰다.
더민주와 혁신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가칭)도 예외는 아니다.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은 국부(國父)" 발언으로 지지율이 하락곡선을 그렸던 전례가 있는 만큼, 국민의당도 당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ㆍ사고에 재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우선 28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안철수 의원간의 비공개 면담을 녹취한 보좌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해당 녹취록이 25일 한 언론을 통해 공개 된 지 나흘 만이다. 또 안 의원은 같은 날 오전 이 여사를 찾아 직접 사과했다. 혼란의 확산을 우려한 탓이다.
이진(45ㆍ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과 나눈 문자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된 김관영 의원도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지난 22일 '문자파동'으로 당내 갈등이 보도되면서 당 지지율과 혁신 이미지에 적잖은 영향을 끼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