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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보고서]低물가에 기업들 "가격 올리기 눈치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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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보고서]低물가에 기업들 "가격 올리기 눈치보이네" (자료=한국은행 '인플레이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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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우리나라 기업들이 2012년 이후 저물가 국면이 지속되면서 상품 가격 인상 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은이 발표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저인플레이션 국면에서의 가격경직성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저인플레이션 국면일 때 상품 가격이 10개월에 한번씩 바뀌는 것으로 추정됐다.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는 가격 조정이 7개월에 한번씩 이뤄져 인플레이션이 낮아질수록 가격 경직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경직성은 가격변동요인이 발생했을 때 여러 제약들로 인해 가격을 서서히 조정하는 가격결정행태를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이나 경기변동, 임금상승률과 같은 변화에 가격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가를 의미하는 용어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가격경직성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변수들의 영향력 실증분석을 한 결과 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낮아질 경우 가격이 변동할 확률이 7.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우리나라가 2012년 하반기부터 1% 내외의 저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면서 기업들의 가격 경직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이 가격을 쉽사리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물가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게 되면 기업간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즉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가격 설정 시 이른바 다른 기업들과의 '눈치싸움'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또 저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경우 임금이나 원자재 가격이 낮아 가격 인상 유인이 약화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하반기 이후 노동시장의 전반적 수요가 부진하고 저임금 서비스부문 위주로 취업자가 증가해 임금 상승폭이 꾸준히 줄었다. 국제 원자재 가격도 원유 공급 확대, 중국 성장세 둔화로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FTA가 확대되고 수입경로가 다변화되면서 세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기업간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가격인상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경기여건이 개선되고 임금이나 원자재 등 투입요소 가격이 상승하면 그동안 가격을 동결해온 기업들이 가격에 보다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며 "가격경직성이 약화되면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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