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머니몬스터]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이 3000억 원 맡긴 VIP투자자문 최준철 대표

시계아이콘02분 1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머니몬스터]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이 3000억 원 맡긴 VIP투자자문 최준철 대표
AD


한국의 워렌 버핏을 꿈꾸는 대학생이 있었다. 주식 투자가 하고 싶어서 경영학과에 진학했고, 투자 동아리 친구들의 돈을 모아서 펀드도 출범시켰다. 옷 살 돈으로 옷 만드는 회사 주식을 한 주 더 사는 게 낫다는 생각에 1년 내내 똑같은 청바지만 입고 다녔다.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가격이 올랐을 때 팔아서 세계적인 거부가 된 워렌 버핏처럼 가치 투자를 하고 싶었다. 가치투자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이라는 책을 내고, ‘대학경제신문’도 창간했다. 취업 대신 투자동아리에서 활동한 친구와 함께 투자 자문사를 설립한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투자동아리에서 주식 투자를 한 게 전부인 대학생 2명이 창업한 투자자문사가 VIP투자자문이다. 밤낮으로 주식만 생각하는 대학생 ‘주식덕후’가 이 회사의 최준철(40·사진) 공동대표이다.

2003년 8월 설립된 VIP투자자문은 운용자산이 1조8000억 원에 이르는 국내 상위권 투자자문사로 성장했다. 창업 후 누적수익률은 500%가 넘는다.


지난해에는 노르웨이 정부연기금(GPFG)이 이 회사에 2억5000만 달러(약3000억 원)를 맡겨 금융투자업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GPFG는 1000조 원이 넘는 자산을 자랑하는 세계 2위 연기금이다.


한국의 워렌 버핏을 꿈꾸는 최 대표는 투자하는 종목도 워렌 버핏처럼 생활 속에서 골라낸다. 워렌 버핏이 코카콜라 주식으로 대박을 냈다면 VIP 투자자문은 동서를 발굴해 대박을 냈다. 동서는 국내 인스턴트 커피의 강자인 동서식품의 모회사이다.


최 대표는 “동서의 자회사인 동서식품은 반복적으로 소비되는 좋은 사업 아이템을 갖고 있고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르는 절대 강자였지만 우리가 처음 관심을 가졌던 2001년에는 주가가 2500원 정도에 불과했다”면서 “처음 투자한 이후 주가가 10배 정도 올랐는데 단기간에 오른 게 아니고 10년 동안 천천히 올랐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회사 설립 이듬해인 2004년부터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조선 관련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관련 기업을 탐방하면서 발품을 판 결과, 조선업이 호황으로 접어들고 있었지만 주가에는 반영이 안 돼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때 싼 가격에 산 주식은 2007년 조선업 바람을 타고 폭등했고, VIP투자자문은 자문사 중에서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승승장구하던 VIP투자자문은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속절없이 추락했다. 주가가 떨어지자 남은 현금을 동원해 주식을 사들였지만 한 번의 반등 없이 떨어지기만 했다. 주가가 하락하자 가격이 떨어지는 주식을 끝까지 사들여 역전승을 거둔 과거의 경험이 독이 됐다.


2009년 3월 시장은 다시 반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 일 때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 팔아치운 은행, 건설, 조선, 자동차, 철강 등 경기 민감주는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간 반면, 수익률 하락을 막기 위해 갈아탄 경기방어주는 시장의 상승세를 쫓아가지 못했다.


2년 연속 헛다리를 짚자 투자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격한 항의와 함께 환매가 이어지면서 2007년 2000억 원이 넘었던 운용자산규모가 1년 남짓 만에 1000억 원대 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혹독한 시련을 겪은 최 대표는 투자 스타일을 포함해 모든 것을 재검토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투자의 원칙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워렌 버핏이 하는 것처럼 다른 회사가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성장성이 있는 회사를 찾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기준에 따라 고른 종목이 롯데삼강, 동원산업, 아모레퍼시픽의 지주회사였던 태평양(현 아모레G) 등이다. 시장 평균을 능가하는 수익률을 기록하자 고액 자산가와 기관의 돈이 몰렸고 2014년 말 운용자산 규모가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최 대표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이다. 특히 중국의 인터넷 시장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산업에 역동성이 있고,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과점시장으로 재편되는 게 매력적인 요소라고 한다. VIP투자자문은 투자자문사로는 드물게 2012년 홍콩에 사무소를 열고 아시아 시장 투자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 대표는 “여러 군데 투자를 하다 보니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는 우리가 경쟁력을 발휘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중국과 동남아시아는 성장 가능성이 높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워서 기업 탐방하기에도 좋기 때문에 우리가 투자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꿈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오래 하는 것이다. 그는 “좋아하는 이 일을 오래하고 싶은데 국내 증시에서 싼 주식이 사라지면 어떡하나, 국내 투자만 갖고 오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면서 “죽기 전까지 기업을 분석하고 가치 투자하기에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