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국·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내달 '아시아그로스펀드' 출시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투자자문사 '위기시대'다. 2010년 '자문형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자문사 전성시대를 열었지만 유럽재정위기로 꽃이 개화하기 전에 시드는 모양새다. 하지만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낳는다. 투자자문사들은 헤지펀드, ELS, 해외시장개척에 나서며 투자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아시아경제신문은 생존 기로에서 새먹거리를 찾아 운동화 끈을 다시 조이고 있는 주요 자문사 대표들을 직접 만나 고뇌와 각오를 들어본다.<#10_LINE#>
"요즘 수퍼리치는 사모주가연계증권(ELS)과 해외주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가치투자자문사인 VIP투자자문 김민국·최준철 공동대표는 지난 10일 기자와 만나 ELS 전성시대에 '큰 손'들의 투자비법을 공개했다. 지난 3월 ELS가 역대최고발행치를 기록한 뒤 공모ELS의 인기는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사모ELS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VIP투자자문의 ELS판매잔고도 500억원을 넘어 전체 운용자산 규모의 10%선까지 성장했다.
김 대표는 "공모ELS는 각 증권사별로 발행조건이 천차만별이고 일일이 비교하기 번거롭지만 사모ELS는 각 증권사를 경쟁시켜 똑같은 조합으로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는 곳을 찾아준다"며 "고객은 품을 덜 들이고 검증된 ELS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모ELS는 수퍼리치의 투자속성을 적극 반영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손실구간인 녹인 배리어를 보다 낮추고 공모ELS와는 차별화된 종목 조합으로 설계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후취 수수료 체계는 이익이 나지 않으면 수수료 지불을 꺼리는 큰 손의 속성과 맞아 떨어진다.
김 대표는 " VIP투자자문은 대형주 가운데 저평가된 종목이나 소외주 위주로 조합을 구성한다"며 "고객은 차별화된 수익률을 얻고 우리는 가치투자 장점을 살려 투자자문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퍼리치가 관심을 기울이는 또 다른 분야는 해외주식이다. 한국시장은 저성장 국면을 맞았지만 중국, 인도,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8개 신흥국가들에는 여전히 무궁무진한 투자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최준철 대표는 "홍콩의 가치투자회사인 치타인베스트먼트와 합작해 다음달 100억원 규모의 해외밸류펀드인 '아시아그로스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공모 해외펀드가 '뻔한' 국가 '뻔한' 종목에 투자하는 반면 해외밸류펀드는 태국 자동차부품·건설회사, 인도 윤활유 회사 등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아시아그로스펀드 출시에 앞서 고객들과 직접 홍콩에 방문해 현장탐방과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한편 차별화된 시각으로 투자소신을 지킨 결과 VIP투자자문은 설립 후 10년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재정위기로 지난해 3분기까지 159개 전업 투자자문사 당기순이익이 74% 감소하며 한파를 맞았지만 VIP투자자문은 꾸준히 순익이 증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전차군단이 국내증시를 주도하고 있지만 운용중인 VIP그로스나 VIP밸류펀드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편입하지 않았다"며 "하락장에서 강하다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기관투자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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