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국내 은행들이 중국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후폭풍을 맞기 시작했다. 중국발 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증시의 급락으로 투자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고금리의 채권 발행을 요구하는 기관투자자가 늘면서 국내 은행의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도 타격을 받았다.
KEB하나은행은 21일 차환을 위해 발행하려는 해외 채권 규모를 5억달러에서 3억달러로 줄여 발행했다. 발행된 회사채는 만기 5년이며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에 1.125%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당초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에서 로드쇼를 진행한 뒤 이뤄진 이번 발행에는 예정 발행 규모보다 많은 7억달러의 수요가 유입됐다. 하지만 일부 홍콩 기관투자자들은 KEB하나은행이 원하는 수준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했다. 20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장중 8000선이 무너지는 등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기관투자가들의 위험 회피심리가 커지면서 고금리 채권 발행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홍콩 H지수 하락으로 손실을 크게 본 홍콩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원하면서 발행조건이 맞지 않았다"며 "자금 사정이 급하지 않은 상태라 이를 거절하고 적정금리 수준으로 판단된 수요만큼 회사채를 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 상황을 보고 추가 발행을 추진하거나 자체 자금 등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차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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