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한강이 얼었다. 평년보다 추위가 늦어져 8일 정도 미뤄졌다. 이에 한강 119 구조대가 뱃길 확보를 위한 쇄빙 작업에 나섰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계속된 매서운 한파로 이날 한강이 얼어붙었다. 평년의 경우 이달 13일이 결빙 시점인 것을 감안하면 8일 늦었다. 지난해 1월3일에 비하면 18일 늦었다. 이달 초까지 연평균 기온을 크게 웃도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최근에야 날씨가 추워졌기 때문이다. 서울 날씨는 지난 18일부터 크게 추워져 20일까지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를 기록했다.
한강이 얼어붙었다고 판정하는 기준은 한강대교 노량진 방향 2~4번 교각 사이에 상류 쪽으로 100m 부근의 남북 간 띠 모양 지점이 얼었는 지 여부다. 이 지점은 1906년 당시 한강의 주요 나루 중 하나였던 노량진 나루를 결빙 관측 기준점으로 지정한 데서 유래했다. 결빙은 '얼음으로 인해 강물을 완전히 볼 수 없는 상태'를 말하며 얼음의 두께와는 무관하다.
이에 따라 한강을 지키는 119 수난구조대가 연이은 한파에 한강이 완전히 얼기 전 얼음을 깨부숴 수난사고 시 출동로를 확보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서울시 산하 소방재난본부 119특수구조단 소속 수난구조대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수난사고 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얼음 분쇄작업을 벌였다. 한강 수난사고 시 골든타임은 사고 발생 후 4분이다. 얼음 깨기 작업은 별도의 쇄빙선이 아닌 수난구조대의 46t급 구조정을 활용해 이뤄졌다. 수난구조대 청사 주변과 출동이 잦은 한강의 대교를 중심으로 얼음을 부숴 뱃길을 확보했다.
수난구조대는 한강이 완전히 얼어 구조정으로 출동하는 게 불가능할 때는 차량을 이용해 사고지점 최단 위치까지 간 후 썰매 등으로 사고를 당한 시민에게 접근해 구조할 계획이다. 해빙기에는 얼었던 한강이 녹아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겨울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안전을 점검할 방침이다.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연일 이어지는 한파에도 소방관들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고 노력한다"며 "한강이 완전히 언 것처럼 보여도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선 들어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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