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이 최우선 과제..국민 체감하는 성과 만드는 데 역량 집중"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노총의 노사정(勞使政) 대타협 파기에 대해 "청년들의 한숨과 좌절 앞에서 눈을 돌리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유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첫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한국노총이 지난 19일 온 국민의 염원을 저버리고 17년 만의 노사정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경제장관회의에는 새롭게 구성된 박근혜정부 제3기 경제팀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노총의 이탈에도 정부는 당초 예정대로 노동 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 부총리는 "올해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노동 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입법"이라며 "1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2월에는 스포츠산업·공유경제·바이오헬스 등 신(新)시장의 투자를 활성화할 방안을 발표하고, 3월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6조달러 규모의 중국 소비 시장을 선점하도록 화장품·농식품·패션 등 유망 소비자산업의 육성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노동 개혁 등 4대 개혁을 완수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없애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내수·수출의 회복으로 경제 활력이 가시화하도록 한다는 정책 기조 아래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내외 경제 상황과 관련, 유 부총리는 "취임 이후 경제 여건을 점검하며 만만찮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생각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중국이 6%대 성장으로 내려앉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하는 등 세계 경제가 당분간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내 경제도 어렵게 회복의 불씨를 되살렸는데, 구조적 문제의 해결이 되지 않아 이 불씨가 사그라들까 우려된다"며 "국내 주력 산업이 세계적 공급 과잉과 글로벌 가치고리(밸류체인) 변화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하기도 했고, 노동 시장은 경직된 제도와 관행으로 일자리 창출의 물꼬를 터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부총리는 블룸버그 혁신지수에서 한국이 1위에 오른 것에 대해서도 "노동생산성 부문에서는 39위로 평가가 낮다"며 "우리나라 노동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는 이런 구조적 취약점을 치유해야 성장하고 일자리도 창출된다"고 말했다.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란 시장 진출 활성화 방안에 대해 유 부총리는 "수출 관련 체계 혁신의 시작이라 말할 수 있다"며 "이란 제재가 해제되면서 거의 모든 품목에서 교역이 자율화돼 건설·교통 등 대규모 수주가 기대되고, 이를 경쟁국들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하면 수출 부진을 타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 자동차 부품, 철강 등 맞춤형 진출 전략을 수립해 2년 내에 대(對) 이란 수출을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 무역금융,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을 적극 지원하고 2월 말에는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를 열어 항만 개발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조속히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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