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17세 여고생과 성관계한 43세 남성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4년 4월 A양(당시 17세)은 다니던 간호학원의 행정원장 김모(43)씨로부터 수업이 끝난 뒤 실습실을 청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청소를 마치자 두 사람은 함께 중국 음식을 배달시켜 먹었다.
식사를 마친 김씨는 A양에게 "나랑 사귀면 용돈도 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좋은 곳에 취직시켜 줄 텐데"라고 말하며 "내가 남자친구가 돼줄까. 우리 오늘 사귀는 거다. 첫날을 기념해야 한다"며 자신의 옷을 모두 벗었다. 이어 A양은 잔뜩 겁을 먹은 상태서 김씨와 성관계를 가졌다.
다음 날 김씨는 학원을 마치고 나오는 A양을 차에 태워 주차장에서 성관계를 두 차례 더 가졌다. 이후 A양은 알고 지내던 사회복지사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수사 후 검찰은 취직 관련 영향력을 이용해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김씨를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 12부는 김씨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간음)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 이후 A양은 김씨를 '오빠'라고 부르는 등 성폭행 피해자로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을 한 것, 성관계 다음 날에도 함께 차를 타고 나가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학원을 계속 다닌 점 등이 판결의 배경이다.
A양의 진술이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여러 차례 바뀐 점도 감안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해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가진 것인지가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판결에 대해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미성년자와 어른의 성관계를 지나치게 경직된 기준으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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