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여야의 대치정국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정의화 국회의장의 측근들이 20대 총선에서 대거 출사표를 던져 이들의 여의도 복귀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선거구 획정 및 각종 쟁점법안 협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정 의장 곁을 떠나지만 총선서 살아 돌아와 존재감을 입증하려는 것이다.
공무원·공공기관 임원 등 공직자가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 9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시한 마지막 날인 14일 사퇴를 선언한 사람은 정 의장의 '그림자'였던 이수원 국회의장 비서실장이다. 이 실장은 사퇴의 변을 통해 "모든 국민이 자신의 꿈에 대해 공정한 기회를 얻는 나라, 흔히 말하는 수저의 종류가 자신의 미래를 결정짓지 않는 나라가 내가 만들어 가고자 하는 대한민국"이라며 부산 진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 실장은 정치권 입문 때부터 정 의장을 보좌해 왔다. 정 의장이 초선시절인 15대 국회 당시 비서관으로 입문해 경기도 공보관과 국무총리실 정무운영비서관을 거쳤다. 행정력과 친화력을 동시에 갖춘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보다 앞서 분구가 예상되는 경기 김포갑 출마를 위해 뛰고 있는 이윤생 전 정무기획비서관은 정 의장의 '브레인'이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의원시절 보좌관을 거쳐 경기도지사 공보보좌관을 지낸 이 예비후보는 정무감각과 실무능력, 추진력까지 겸비한 '정책통'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통일문제와 대북정책에 밝아 "김포를 통일대한민국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바닥 표심을 훑고 있다.
정 의장의 '입'이었던 최형두 전 국회 대변인은 14일 선거사무소 열었다. 이날 최 전 대변인의 경기도 의왕·과천 사무실 개소식에는 김황식 전 총리와 안대희 전 대법관, 새누리당 이주영·홍문종·나경원·강석훈·정우택 의원,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등 거물급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축전을, 원유철 원내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 이정현 최고위원은 축하 동영상을 보내 최 전 대변인을 격려했다. 김황식 전 총리는 축사에서 최 전 비서관에 대해 "정말 성실하고, 능력있고, 요새 흔히 유행하는 '진실한 사람이다'라고 가슴깊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론인 출신인 최 전 대변인은 국무총리실 공보실장겸 대변인과 박근혜정부 첫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역임했다.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으로 관심을 모았던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은 아직 사표를 내지 않아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의 뜻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직자 사퇴 시한까지 직을 내려놓지 않아도 비례대표 출마는 가능하다. 비례대표 후보의 경우 선거 30일 전까지만 퇴직하면 된다. 친이계 전략통 출신인 박 사무총장의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이 계속 제기 되고 있는 이유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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