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야당 거물을 잡기 위한 '자객공천'과 무엇이 다른가"
새누리당내 '험지출마론'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당 지도부의 '차출' 방침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던 안대희 전 대법관이 서울 출마를 결정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서울내 야권 강세지역에 출마 이야기가 돌자 '험지'로 지목된 지역의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험지로 거론된 지역의 예비후보들은 지금껏 착실히 지역기반을 닦아왔는데 한순간에 공천 위기가 다가오자 불만을 토로했다. 한 예비후보는 "지금이라도 당장 중앙당에 쳐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시가 바쁜 선거운동 기간에 생각지 못한 복병을 만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 전 시장의 출마지로 거론되고 있는 구로을 강요식 예비후보는 "(오 전 시장의) 험지출마와 관련해 당원들과 유권자들의 문의전화가 매일 오고 있다"며 "선거운동이 한창인 때인데 답변에 시간을 다 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안 전 대법관의 출마지로 물망에 오른 광진갑 전지명 예비후보도 "언론에서 광진이 험지로 거론되고 있는데 무척 황당한 상황"이라며 "언론을 통해 너무나 무책임한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예비후보들은 '험지'의 선정기준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강남을 제외하고 접전을 벌여왔던 수도권에서, 막연하게 야당의 중진 의원의 지역구라 '험지'로 지목된 것에 대해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전 예비후보는 "광진갑이 야당의 전 공동대표(김한길 무소속 의원)의 지역이라는 이유로 험지라고 하는데 그 자체로 매우 적절치 않다"며 "여의도연구원 등서 여론조사 등을 실시해야 한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험지를 규정해야 총선서 승리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물급 인사들의 인위적인 지역구 선택이 지역정치의 불신만 가중 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역시 안 전 대법관의 출마지로 거론되고 있는 중랑을의 윤상일 예비후보는 "중랑구는 철새정치, 낙하산정치로 지역정치가 빈사상태에 있다"며 "주민들도 거기(지역구 옮기기)에 대해서 민심이 완전히 돌아 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비후보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특히 김무성 대표가 약속한 상향식 공천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예비후보는 "김 대표는 그동안 전략공천이 없는 상향식 공천을 한다고 약속해 왔다"며 "상향식 공천을 지향하는 김 대표가 그렇게(전략공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예비후보도 "김 대표는 '진정한 민주주의는 정당의 민주화고, 정당의 민주화는 상향식 공천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해왔다"며 "김 대표가 18대 '형님공천'식으로 공천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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