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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뒤 동전 퇴출]"아이들 돼지저금통 모르게 될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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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뒤 동전 퇴출]"아이들 돼지저금통 모르게 될 것"(종합)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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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정현진 기자] 땡그랑 동전을 한푼 두푼 넣을 때 마다 뿌듯함도 함께 더해졌다. 더이상 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꽉 차면 그토록 갖고 싶었던 물건을 샀다. 때론 다 차지도 않은 걸 거꾸로 뒤집어 털어 쓰기도 했다. 빨간 돼지 저금통의 추억이다. 이런 돼지 저금통이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동전 대신 지폐와 선불카드 등으로만 결제할 수 있는 '동전없는 사회'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은은 관련 연구를 거쳐 2020년까지 동전없는 사회의 도입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금 없는 사회는 세계적인 트렌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현금없는 사회'(cashless society)가 되고 있다. 현재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등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현금지급기(ATM)기를 없애거나 중앙은행이 화폐를 직접 발행하지 않는 등 현금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지난해 팀 쿡 애플CEO도 한 대학 강연에서 "다음 세대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돈이 무엇인지 모르게 될 것이다"며 '현금의 종말'을 예고하기도 했다. 미래의 아이들은 '돈'을 현실이 아닌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현금이 조용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카드 한 장으로도 모든 결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수년전만해도 대부분 현금으로 결제했던 택시는 카드 결제가 자연스러운 일이 됐고 편의점 등에서 1000원 이하의 소액도 카드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한은이 동전의 종말을 검토하고 나선 것도 그래서다. 박이락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개인이 사용하는 소액결제망을 통해 동전없는 사회에 대한 연구를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며 "사용하기 불편하고 관리비용도 많이 드는 동전의 단점을 개선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동전 제조와 유지 비용의 절감도 한은이 동전을 없애려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화폐량은 6억7000만장으로 2007년 기준 20억장에 비해 3분의 1 넘게 줄었다. 조폐공사의 화폐사업 매출도 2007년 1453억1000만원에서 2014년 835억3500만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총매출에서 화폐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31.9%로 2007년(61.3%)에 비해 반토막났다. 현금 사용이 줄면서 화폐 제조로 인한 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화폐 사용이 크게 줄어들면 동전 제조 원가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현재 동전은 10원, 50원, 100원, 500원 등 4개가 만들어지고 있다. 10원짜리 동전을 하나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20원 정도다. 동전 가치가 제조 원가의 절반 수준이다. 50원, 100원, 500원은 10원짜리 동전보다 지름이 넓고 테두리에 위조방지용 톱니가 있어서 제조 원가가 10~20원 더 비싸다. 한은이 매년 5월이면 전국은행연합회, 새마을금고ㆍ신협ㆍ상호저축은행중앙회, 우정사업본부, 홈플러스와 공동으로 '범국민 동전 교환운동'을 실시하는 것도 동전 제조 원가 부담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다.


그렇다면 10년 후 한국 사회에서 동전을 대체할 지급 결제 수단은 뭘까. 한은이 구상하는 동전 대체 수단은 충전식 선불카드다. 지금처럼 10원,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을 사용하지 않고 거스름돈이 남을 경우 충전식 선불카드에 적립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상점에서 현금 1만원으로 9500원 짜리 상품을 구입할 때 거스름돈 500원을 동전으로 받지 않고 가상계좌와 연계된 선불카드에 500원을 입금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려도 만만찮다. 현실에서 1000원 이하의 단위를 현금으로 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선불카드 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단말기 유지 비용도 든다. 핀테크 기술에 취약한 이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한편 동전의 사라지더라도 지폐는 상당기간 생명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보유 재산을 현금 형태로 보관하려는 욕구 자체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작년 1월에서 11월까지 5만원권은 18조4769억원 어치 발행됐다. 이는 2009년 6월 첫 발행된 이래 연간 규모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 기간 5만원권 환수율은 40.6%로, 전년 29.7%보다는 다소 높아졌다.


5만권권의 수요가 이처럼 높은 것은 지하경제의 수단으로 고액 지폐가 활용된 면이 없지 않다. 이 때문에 탈세, 뇌물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하려는 수요가 사라지지 않는 한 지폐의 생명력도 여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경기침체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지폐의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요인이다. 저금리, 낮은 인플레이션율 등 경제여건이 불확실해질수록 현금 보유 선호가 높아지는 성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작년 금융위기를 겪었던 그리스에서도 대규모 뱅크런(예금인출) 사태가 나올 정도로 현금 수요가 급증했으며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을 때도 고액 지폐를 찾는 수요가 두드러졌다.


우리나라에선 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세뱃돈 등으로 쓸 신권을 구하려는 수요가 여전한 것도 지폐 종말론을 늦추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이 작년 설 때 시중은행에 공급한 화폐는 5조2295억원이었다. 추석 땐 4조7057억원을 공급했다. 이는 평소 월간 순발행액의 1.5∼2배 수준이다.


박 국장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지폐 수요가 여전히 많은 편"이라며 "현금없는 사회의 연구는 동전에 한정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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