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롯데에 대한 이미지가 고착화됐기 때문에 신규 브랜드에는 '탈롯데'를 강조하고 싶었다. L7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강화해 다시 찾고 싶은 호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는 L7 개관식을 하루 앞둔 11일, 서울 중구 퇴계로 L7명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7에는 기존 롯데호텔이 갖고 있던 이미지를 뺐다"며 이같이 말했다.
12일 개관하는 L7명동은 특급호텔 중 처음으로 국내에 선보이는 '부띠끄 호텔'이다. 롯데호텔은 특1급 호텔과 비즈니스호텔의 장단점을 접목해 'L7'이라는 호텔 브랜드를 론칭했다. 호텔 분류로 따지면 4성급으로 기존 비즈니스호텔에 준하는 등급이지만, 비즈니스호텔보다 고급화를 꾀한 것이 특징이다.
송 대표는 "디자인 측면에서 볼 때 부띠끄 호텔들은 많다"면서 "그러나 L7은 '즐길거리'를 강화해 확실하게 차별화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첫 '라이프 스타일 호텔'로 기존 비즈니스호텔에서는 보지 못했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송 대표 복안이다.
L7명동의 객실은 스탠다드, 슈페리어, 스위트 등 3가지 종류로 245실이다. 객실마다 구조나 디자인을 다르게 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주력했다.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25㎡ 객실 사이즈에 맞는 특화된 가구를 배치하는 한편 곳곳마다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호텔 21층에는 루프톱 바 플로팅이 있어 남산타워를 바라보며 풋스파를 즐기고 칵테일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호텔 직원들에게는 청바지에 옥스포드 셔츠와 네오플랜 조끼, 슬립온을 착용토록 했다. 잿빛 정장에 구두를 신고 다니는 기존 호텔리어들을 생각해보면, 이는 전계가 없는 파격이다.
무엇보다 L7의 가장 큰 차별성은 고객층에서 나타난다. 롯데시티호텔이 주로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함을 중요시하는 출장객 위주라면, L7은 독특하고 스타일리시한 삶을 즐기는 20~40대 개성있는 내외국인들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패셔너블하며 세련됨을 추구하는 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롯데호텔은 L7을 포함해 2020년까지 롯데호텔, 롯데시티호텔 등 3개 호텔 브랜드를 7개국에서 직접투자, 임차, 위탁운영 등 3가지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8월 뉴욕팰리스호텔 인수를 계기로 투자 문의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 베트남 호치민ㆍ하노이, 괌,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6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호텔은 향후 위탁운영 방식으로 호텔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
송 대표는 "이번 L7명동을 시작으로 고객 반응을 살펴본 뒤 해외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라며 "직접투자에서 벗어나 가능한 위탁경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직접투자 방식으로 운영해왔지만 최근에는 위탁경영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운영 중인 롯데시티호텔타슈켄트팰리스를 비롯해 2017년과 2018년 각각 미얀마 양곤과 중국 옌타이에 개관할 호텔도 위탁경영 방식으로 운영된다. 롯데호텔은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 호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체인 호텔을 인수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송 대표는 "기업공개(IPO) 이후 자금이 확보되고 기회가 된다면 롯데도 글로벌 체인 호텔을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롯데호텔의 최종목표는 글로벌 호텔"이라고 강조했다.
롯데호텔은 내년 11월 마포에 L7 2호점을 내는 한편 잠실에는 롯데월드타워에 6성급 호텔을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123층으로 지어지는 롯데월드타워에는 76층부터 101층까지 235개 객실 규모의 호텔이 들어선다. 송 대표는 "서울의 랜드마크 호텔인만큼 한식당은 반드시 입점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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