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성의 구별이 모호해지는 '젠더리스'가 화두다. 미국 글로벌 색채 전문기업 팬톤(PANTONE)은 여성성을 상징하는 분홍색, 남성성을 상징하는 하늘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자 올해의 컬러로 두 가지를 선정했다.
이처럼 '젠더리스'의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패션업계에서도 이를 적용한 아이템들이 주목 받고 있다.
정통 클래식 구두는 더 이상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금강제화가 최근 매니시룩 트렌드의 확산에 맞춰 남성적인 디자인의 로퍼나 옥스퍼드 슈즈를 찾는 여성들이 증가하는 것에 주목해 여성 클래식 슈즈를 출시한 것이다. 금강제화가 선보인 '헤리티지 여성 클래식 슈즈'는 더블 몽크 스트랩, 테슬 로퍼, 페니 로퍼, 옥스퍼드 등 남성 클래식 구두의 디자인 요소를 접목했을 뿐 아니라 구두의 최상위 제법인 '굿이어 웰트' 방식으로 제작돼 견고하다.
특히 신규 라스트(족형)을 적용해 발이 작아 보일 뿐 아니라 고급 송아지 가죽에 다크 브라운, 버건디 등 감도 높은 컬러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가격은 39만9000원이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브루노말리 모델 박신혜가 착용해 화제가 되었던 백팩 '로데 코코'는 원래 남성제품으로 출시됐다. 와이드 팬츠, 오버사이즈 재킷 등 매니쉬 룩에 잘 어울린다는 평을 받으며 여성들에게도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가격은 59만원이다.
요즘 시계 매장에서는 남성 시계를 구입하는 여성 고객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작고 예쁜 여성라인보다 큼직한 다이얼로 매니시한 느낌을 주는 남성 시계를 선호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시계 브랜드 가가 밀라노 의 대표 컬렉션 매뉴얼 40mm은 문자판의 지름이 40mm로 남성에 맞는 사이즈이지만, 최근 젠더리스 트렌드를 추구하는 여성 고객들 사이에 인기다. 가격은 100만원대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최근 성별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핑크색 아이템을 착용한 남성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젠더리스 아이템들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기존의 성 역할이 모호해지고,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젠더리스 패션 아이템은 더욱 인기를 끌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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