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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몬스터]소형주 투자의 개척자 랄프 웬저…33년만에 130배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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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몬스터]소형주 투자의 개척자 랄프 웬저…33년만에 130배 수익 랄프 웬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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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시선 벗어난 强小주식 찾기 강조
저평가주 집중투자, 33년새 130배 불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작은 기업에서는 오너 경영자와 직접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대기업을 찾아가면 기껏해야 임원이나 만나게 될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단지 안전하다는 이유로 대형주만 골라 매입하는 투자자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월스트리트에서 소형주 투자의 개척자로 불리는 랄프 웬저(Ralph Wanger)다. 그는 30년 동안 에이콘 펀드를 운용하며 저평가된 소형주에 집중 투자해 원금을 130배로 불려준 펀드매니저다.

미국 MIT 대학에서 산업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웬저는 1961년 시카고의 해리스 어소시에이츠(Harris Associates)에 입사해 애널리스트로 투자업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웬저는 당시 회사 오너였던 어빙 해리스에게 직접 교육받았다. 해리스는 작은 기업을 선호하는 소형주 투자자로 웬저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직접 펀드를 운용해보고 싶은 욕구를 느낀 웬저는 1970년 에이콘 펀드를 출범시키고 은퇴하던 2003년까지 이를 운용했다. 웬저는 33년간 130배(연평균 17.2%)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달성하며 존 템플턴(38년간 13.%), 존 네프(31년간 13.7%), 월터 슐로스(46년간 15.7%) 등 전설적인 투자자들의 기록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만약 투자자가 1970년 S&P500지수에 1억원을 넣었다면 33년이 지난 후인 2003년에 40억원 밖에 회수하지 못했겠지만 이를 에이콘 펀드에 넣었다면 130억원을 거머쥐게 될 정도로 웬저의 운용 성과는 탁월했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첫 6년간 1971년을 제외하면 수익률이 시장을 능가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더욱이 1972년에는 S&P500지수가 42% 상승했음에도 펀드수익률은 '0%'에 머물러 투자자로서 가장 견디기 힘든 굴욕을 경험하기도 했다. 웬저는 "펀드 출범 초기 6년이 나의 인내를 시험하는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그가 돌파구로 삼은 것은 소형주 투자였다. 작지만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을 발굴해 장기 보유하는 것이 웬저만의 투자 철학이다. 그는 이같은 기업을 고르기 위한 나름의 기준도 정했다. '자신만의 독점적 기술'을 바탕으로 '우월한 지위'를 누리고 있으며 '우수한 경영진' 속에서 '건전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는 기업이 웬저가 선호하는 소형주다.


그렇다고 무작정 작은 기업만 택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나치게 작은 기술주나 벤처캐피탈과 같은 업체는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웬저는 "작은 것은 좋지만 너무 작으면 안된다"며 "시가총액 최하위권 기업은 이제 겨우 무대에 올라 시험을 치르는 단계로 한번만 발을 헛디디면 그것으로 끝이다"고 충고했다. 그가 말하는 소형주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웬저는 소형주 투자의 이점으로 오너와의 접근성을 꼽았다. 회사 몸집이 크면 대개 기업설명회(IR) 담당자밖에 만나지 못하는 반면, 소기업은 오너를 직접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기업 분석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자신이 투자한 기업 경영자를 수시로 만나 얘기하는 것을 즐겼다.


그가 소형주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대형주보다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웬저는 1925년부터 1997년까지 72년간 소형주의 연평균 수익률은 12.7%로 같은 기간 대형주(11%)보다 앞선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매년 연평균 2%의 수익률이 70년 이상 누적됐다는 건 엄청난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산투자와 장기보유라는 원칙도 지켰다. 소형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의 경우 일순간의 대박을 노리며 단타매매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웬저는 이같은 욕구를 스스로 철저히 제거했다. 대신 변동성이 크고 기대수익률이 낮은 소형주의 경우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극복했다.


해외투자에 대해서도 긍정적 시각을 보였다. 그는 미국인들의 외국주식 투자비중이 낮다고 진단하고 좀 더 늘릴 것을 충고했다. 그는 특히 중국을 눈여겨봤는데 "중국은 일본 증시가 1950년 이후 300배 이상 성장한 기적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웬저는 1987년 10월19일 이른바 '블랙먼데이' 당시의 주가 대폭락 사태를 경험하면서 약세장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약세장은 지나고 보면 늘 주식 보유 물량을 늘릴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주가 하락은 문제의 일부가 아니라 해답의 일부"라는 명언을 남겼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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