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대보정보통신 직원이 회장 지시로 사내 단합대회를 위해 새벽 시간,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다 사망했다는 보도에 누리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5일, 회사 단합대회 차원에서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던 대보정보통신 사업부 김모(42) 차장이 등산 4시간 후 갑자기 쓰러졌다. 김 차장은 구조헬기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에 김 차장의 가족과 직장 동료들은 무리한 산행이 죽음을 불러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보도에서 유가족 측은 “평소 건강한 사람이었으나 버스에서 쪽잠을 잔 뒤 새벽부터 산에 오른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산행은 새벽 4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차장의 가족과 동료는 경영진이 평소에도 산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대보의 한 직원은 “회장의 지시로 강제적 등산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며 “행사에 참가하지 못한 직원은 자비로 지리산에 가서 ‘천왕봉 등정 인증샷’을 찍어 제출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이밖에도 대보그룹에는 ‘점심시간 엘리베이터 사용 금지’ 규칙이 있다. 엘리베이터 사용이 적발되면 지하 2층~지상 10층 계단을 20회 왕복해야 한다. 경영진은 일부 직원들에게 체중 감량을 지시하며 각서를 쓰게 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보그룹 측은 “산행을 회사가 주최한 것은 맞지만 업무나 건강상의 이유로 빠질 수 있는 행사였다”며 “건강 중시가 우리의 기업 문화”라고 말했다. 이어 “회장이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직원들에게도 운동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며 “35년간 등산 행사를 하면서 한 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일 생기면 강제가 아니라며 회사는 바로 발뺌이다”, “정시에 출퇴근 시켜주면 건강은 직원들이 알아서 챙길 것이다”, “윗사람들은 자기가 좋으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는 줄 착각한다”, “건강은 본인이 지키는 것이지 회장이 지켜주는 게 아니다”, “직원들에게 산행 강요하는 거 보니 대보그룹 회장도 독재자다”, “건강을 빙자한 갑질이다”, “회장의 독재에 멀쩡한 한 가장이 죽었다”, “건강 생각하는 회사가 피곤한 직원들 새벽에 등산시키나… 구차한 변명이다” 등의 의견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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