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찰많은 한국인 표적되지만 인식 여전…SC은행은 철수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신한은행이 해외선불카드 판매규모 확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해외여행객이 1600만명을 넘었지만, 여전히 신용·체크카드 결제 또는 환전한 외국돈을 현찰로 가져가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인식 때문이다.
해외선불카드는 외국돈을 충전해 현지에서 카드 결제하는 방식 그대로 편리하게 사용 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해외에서 카드가 복제되는 것과 현찰을 다수 들고 다녀 범죄집단의 표적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년 상반기 해외선불카드 ‘신한글로벌멀티카드’의 판매를 전 영업점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125개 규모의 유학이주센터 영업점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국내 최초로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 최대 10개 통화를 하나의 카드에 충전가능한 해외전용 선불카드다. 한 차례에 미화 기준 50∼1만달러, 연간 10만달러까지 충전할 수 있다.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이용해 물품을 구매하거나 해외 현금지급기(ATM)에서 현금 인출도 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해외선불카드와 관련 “파일럿(시범)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해외선불카드 대신 신용·체크카드, 현찰을 사용하는 소비자 인식을 근거로 신한은행의 실적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관련 시장이 거의 형성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선불카드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것은 여행자수표가 통용되지 못했던 이유와 비슷하다”며 “소비자들이 해외선불카드의 장점에 불구, 편의성을 이유로 신용카드와 현찰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C은행은 지난 15일자로 해외선불카드인 캐시패스포트의 신규발급을 중단하고, 사업에서 철수했다. 제휴사인 Access Prepaid Worldwide Limited와의 계약 종료를 이유로 설명했지만, 금융권에서는 실적이 미미해 사업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있다. SC은행은 고객들에게 대체상품으로 신한 글로벌멀티카드를 안내했다. 은행 중 해외선불카드 판매를 하는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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