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20%대로 떨어진 이후 올해 30%대 진입…업계 1위 자존심 회복
정철길 부회장 1월 취임 후 내수시장 리더십 위한 대응 방안 주문
가격 경쟁력 확보, 복합 주유소 확대 등 마케팅 전략 펼쳐
인도네시아 등 해외 사업 확장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국내 정유업계 1위 사업자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3년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30%대를 탈환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지난 1월 취임한 정 부회장이 내수시장 중요성을 강조해 펼쳐온 마케팅 전략이 먹혀들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점유율이 3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기준 점유율은 31.5%(휘발유ㆍ경유 기준)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2년부터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 후반으로 내려앉았다. 정유4사 체제가 형성된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SK이노베이션에게 시장점유율 30% 수성은 특별하다. '강ㆍ강ㆍ중ㆍ중'인 정유업계에서 확고한 1위업체라는 상징적인 의미이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취임 직후 국내 점유율이 20%대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 강도 높은 대응을 주문했다. 간부회의 때마다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내수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라고 지시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가격 경쟁력 상승과 복합 주유소 확대에 힘을 쏟았다.
정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SK이노베이션 제품은 비싸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업계 최대 할인을 제공하는 제휴 카드를 우리카드와 손잡고 내놓았다. 주유시 리터당 400원까지 할인되는 Oil400은 주유할인 제한의 빗장을 풀었다.
리터당 100원 할인에 그쳤던 정유사와 카드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카드는 주유소 결제수단의 98%에 달한다. 카드사와 협력해 어떤 제품을 내놓느냐가 가격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09년에 시작한 복합주유소도 올해 가장 많이 늘어났다. 복합주유소란 주유소에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나 편의점까지 입점해 고객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신개념 주유소로 매출 수준이 일반 주유소보다 높다.
SK이노베이션은 복합 주유소를 전국 65개 운영하는데 이중 20%가 올해 새로 생겼다. 사내 복합주유소 컨설팅팀은 일반 주유소를 복합 주유소로 전환하기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취임 이후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신흥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체 매출의 70%를 수출이 차지한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초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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