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탕!'
성탄절 밤 총격 사건을 일으켰던 용의자 신모(58)씨가 결국 갖고 있던 총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신씨는 공개 수배로 전환된 28일 경찰의 추격을 받자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자해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숨졌다.
지난 금요일 크리스마스였던 25일 오후 5시 경 대전 유성구의 한 도로. 구형 은색 아반떼에서 내린 키 175cm, 보통 체격에 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하얀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검정색 바지와 회색 후드티, 남색 점퍼는 평범한 사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주변을 경계하며 누군가를 찾는 듯한 행동들.
6시간 후 같은 날 오후 11시43분. 이 남성은 도로변에 세워진 수입용 차량을 들여다 본다. 갑자기 차량에 난입한 신씨는 운전자와 실랑이를 벌이다 실탄을 발사한다. 다행히 운전자 A(38)씨는 어깨에 총상을 입었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 피해자 옆 조수석에 동승했던 여성 B씨도 별 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경찰은 당초 이 범행을 면식범의 소행으로 판단했다. 범행 과정에서 차량과 금품을 빼앗으려 하지 않은 점과 남성을 포함한 두 명의 탑승자가 있는 차량을 상대로 범행을 시도한 점 등이 판단 근거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용의자를 모른다고 진술한 상황.
범행 직후 용의자가 타고 달아난 아반떼는 대포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범인은 총기를 소유하고 있어 '묻지마'식 추가 범행이 우려되는 상황. 사흘간 종적이 묘연했던 신씨를 검거하기 위해 경찰은 이 사건을 공개 수배로 전환하기로 한다.
공개 수배로 전환한 지 10여시간이 지난 어젯밤 오후 7시35분쯤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에서 검거된 용의자 신씨. 신씨는 대전에서 경기도 광주까지 아반떼 차량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신씨는 검거 되기 전 20여분 간 경찰을 피해 도주하다 퇴로가 막히자 정수리로 총구를 겨누었다. 신씨가 갖고 있던 총은 군이나 경찰에서 쓰는 기종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신씨가 사망하면서 불법 총기의 출처와 범행 동기는 미궁 속에 묻히게 됐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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