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으로 누란의 위기에 처한 카드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말부터 영세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0.7%포인트, 체크카드는 0.5%포인트씩 낮아진다. 이는 7000억원 규모의 카드업계 수익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각 업체는 비상 체제로 돌입하는 분위기다.
고육지책으로 추진하는 것이 해외 진출이다. 한국 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민간 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2012년 63.8%에서 올해 2분기 62.0%로 4년째 정체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페이나 네이버페이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에 더해 내년에는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출범하게 된다.
카드업계로서는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데 이미 선진국 시장은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카드사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핀테크 분야에서도 몇 발 앞서가고 있다. 그래서 틈새를 비집고 눈독을 들이는 곳이 바로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에 설립한 현지법인을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선진국 시장에 들어가서 영업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성장하는 이머징마켓에 들어가서 경제 발전과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BC카드는 지난 9월 인도네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만디리와 카드 핵심 사업인 지불ㆍ결제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카드 상품 한국 내 발급 및 공동 마케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우리은행과 함께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등에서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중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주요 동남아 국가들의 결제방식 중 신용카드 사용률은 아직 10%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신용카드 결제액은 올해 46조원에서 2020년 107조원으로 두 배이상 크게 성장할 것이란 해외 컨설팅 업체의 전망도 있다. 카자흐스탄 역시 현금 결제가 일반적이나 최근 들어 카드 사용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이미 진출해 있지만 향후 폭발적인 성장성을 감안하면 한국 업체들도 일정부분 시장을 나눠가질 수 있어 보인다.
지역으로는 해외, 기술로는 핀테크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현대카드는 지난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R&D) 사무실을 열고 선진 금융 기술을 카드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또 휴대전화 앱에서 사용조건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락앤리밋(Lock & Limit)'과 결제시 가상 카드 번호 서비스 등 체감하기 쉬운 디지털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그밖에도 우리카드는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삼성카드의 경우 노후 빌딩이나 아파트 주차장 등의 전등을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해 주고 향후 전기료 절감액으로 서비스비용을 갚아나가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내년에 카드사 수익성이 떨어질 것은 확실시된다"면서 "각 업체별로 새로운 시장과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용 절감이나 상품 개발도 중점 추진 사항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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