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뿌리찾기…'헤리티지 경영학'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대구광역시 북구 침산동과 칠성동에 걸친 옛 제일모직 터. 9만여㎡에 달하는 이곳은 삼성그룹에 뜻 깊은 장소다. 1954년 제일모직이 설립된 곳으로 삼성그룹의 고향인 셈. 1995년 제일모직의 대구공장이 구미공장과 통합돼 이전하면서 그동안 비어 있었다. 삼성은 이곳에 900억원 가량을 투입해 대구창조경제단지를 내년 12월까지 완공한다. 대구창조경제단지 대부분은 벤처와 창업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된다. 그룹 모태인 제일모직이 처음 둥지를 튼 뜻깊은 장소가 이제는 그룹의 미래를 꿈꾸는 기념적인 터전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이 단지의 가운데에는 '삼성존'이 조성된다. 삼성존은 대구에서 창업하고 성장해온 삼성의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이다. 삼성그룹의 시초인 삼성상회의 원형을 그대로 복원해 창업 당시의 생산ㆍ판매 설비, 제품 등을 전시한다.
삼성상회는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이 1938년 처음 시작한 사업이다. 대구 인교동에 있던 건물은 지난 1997년 해체됐는데 보관하고 있던 자재를 이번에 삼성존으로 가져와 복원하는 것이다. 제일모직 본관은 창업기념관으로 리모델링되며, 이병철 삼성 회장의 집무실과 창업홀, 제2창업홀, 영상관 등도 들어선다. '삼성'하면 스마트폰, TV 등만 떠올리는데 삼성존을 통해 삼성그룹의 탄생과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창업기념관 옆에는 삼성 홍보관(삼성 딜라이트)과 삼성 디지털프라자도 들어선다.
제일모직 여자 기숙사는 개조해 아뜰리에존으로 만든다. 미술 소품과 공예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공방과 카페 등이 들어선다. 옛 제일모직 기숙사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를 리모델링한다. 일부 시설은 원형을 보존해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일반인들에게 삼성의 뿌리를 알리고, 과학기술과 문화콘텐츠를 한 데 모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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