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대부분 미국 기업들이 달러 강세 때문에 손해를 본 것과 달리 애플은 환헤지를 잘해 막대한 손해를 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증권사 스티펠의 분석에 따르면 애플은 2015회계연도(2014년 10월~2015년 9월)에 환헤지를 통해 41억달러의 손실을 면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마켓워치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는 지난 1년여동안 강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미국 기업들은 해외 부문 실적에서 손해를 봤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달러로 환산했을 때 환차손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스티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달러 강세에 대비해 달러 가치를 고정하는 환헤지 계약 규모를 늘렸다. 애플의 환헤지 계약 규모는 지난해 6월만 해도 1억32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에는 35억달러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덕분에 달러 강세로 발생할 수 있는 41억달러 손실을 면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애플은 환헤지를 통해 2015회계연도 주당 순이익을 70센트나 늘린 셈이 됐다.
애플의 해외 매출 비중은 65%에 이른다. 특히 중국에서만 전체 매출의 24%가 발생한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만큼 애플에는 환헤지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스티펠은 애플이 환헤지를 통해 2012회계연도에 6억700만달러, 2013회게연도에 6억7000만달러 손해를 줄인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2014회계연도에는 1억5000만달러 손실을 낸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헤지 계약이 종료되면서 2016회계연도에는 애플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날 애플의 2016회계연도 아이폰 판매량과 이익 예상치를 하향조정했다. 케이티 후버티 애널리스트는 이번 2016회계연도 아이폰 출하량이 6% 줄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신흥국의 경우 스마트폰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후버티는 2016회계연도 1분기(10월~12월) 아이폰 출하량 예상치를 7900만대에서 7400만대로 하향조정했다. 2분기 출하량 예상치도 6300만대에서 5200만대로 낮췄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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