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모델 최하위 트림은 벤츠, BMW와 5000만 원 이상 저렴…최상위 트림은 사실상 차이 없어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현대자동차는 9일 공식 출시한 ‘제네시스 EQ900’의 가격을 7700만원~1억1700만원으로 책정됐다.
엔트리 모델인 3.3 터보 GDi는 7700만원~1억1100만원이다. 3.8 GDi 모델이 7300만원~1억700만원이며 5.0 GDi 모델은 1억1700만원이다.
3.3터보 GDi 모델의 최하위 트림 가격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엔트리 모델인 S 350d의 판매가격(1억2800만 원) 보다 5100만 원 저렴하다. BMW 7시리즈의 엔트리 모델인 730d의 공식 판매 가격(1억3130만 원)과 비교하면 5430만 원 싸다.
하지만 EQ 900의 최상위 트림과 비교하면 가격 격차는 1000만 원 내외로 줄어든다. EQ 900 3개 모델의 최상위 트림은 1억700∼1억1700만원이다. 가장 비싼 EQ900 5.0GDi 최상위 트림과 S350d, 730d의 가격 차이는 각각 1100만 원, 1430만 원이다. 1억 원이 넘는 수입차의 경우 할인 폭이 1000만 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차이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상품성은 어떨까. EQ 900은 각 모델별로 구체적인 편의 사양이 공개되지 않아서 정확한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기본적인 주행 성능은 비교가 가능하다.
3.3 터보 GDi는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힘을 가졌고 연비는 8.5km/ℓ(복합연비 기준)이다. 람다 3.8 GDi는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kg·m, 복합연비 8.7km/ℓ 성능을 지녔다. 타우 5.0 GDi는 최고출력 425마력, 최대토크 53.0kg·m, 복합연비 7.3km/ℓ의 성능을 낸다.
3.0ℓ 엔진을 장착한 S350d는 최고 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63.2kg·m, 복합연비 12.9km/ℓ이다. 역시 3.0ℓ 엔진을 탑재한 730d는 최고 출력 265마력, 최대토크 63.3kg·m, 복합연비 12.2km/ℓ이다. 두 모델은 출력이나 토크, 연비가 큰 차이가 없다. 두 모델을 3.3터보 GDi 모델과 비교하면 힘은 부족하지만 연비는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3.3 터보 GDi 모델은 터보 엔진을 장착해 출력을 높인 반면 연비가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국내 시장에서 법인이나 기관의 ‘회장님’ 차량으로 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이는 5.0 모델은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협력 내지 거래 관계가 있거나 수입차 타는 게 부담스러운 기관장들은 EQ 900을 탈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가격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에 EQ900 보다는 고급차의 대명사인 S클래스나 7시리즈를 찾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Q 900이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벤츠, BMW를 잡으려면 가격 경쟁력이 있는 3.3, 3.8 모델에 편의, 안전 사양을 얼마나 탑재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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