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노동개혁 후속조치에 쓸 수 있는 예비비를 막판에 끼워 넣었다는 야당의 지적이 쏟아지자 해명했다.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동개혁 후속 조치에 쓸 수 있는 예비비 항목이 내년 예산안에 추가됐는데, 이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어서 협의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부분을 어제 안민석 간사에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이는 1조6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일반회계 예비비를 노동시장 구조개혁 후속조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문구가 예산안 처리 전 여야 간 사전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예산총칙에 포함된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한 해명이다.
박 실장은 "예산총칙은 통상 막판에 국회 사무처에 제출하게 된다"며 "정부가 사무처에 안을 내고 여야 간사와 이야기하는 형태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이번에도 정부에서 안을 제출했는데 (여야가) 제대로 못 본 것 같다"며 "(정부가) 먼저 얘기하고 상의하는 게 맞지만 여야 간 협상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그렇게 된 걸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 예비비의 취지는 국회에서 노동개혁 관련 5대 법안이 통과될 경우 추가 재원이 필요해지는 것에 대비한 것이라며 "입법조치가 완료되지 않으면 집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나중에 예비비를 집행하는 상황이 되면 여야와 협의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임의로 노동개혁 후속조치와 관련해 예비비를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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