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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지차(糟糠之車)...제임스 본드의 슈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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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걸은 매번 바뀌어도 자동차는 애스턴 마틴
팬이 원작자 플레밍에 英 애스턴 마틴DB 시리즈 추천, 10차례 등장
日촬영땐 토요타 GT2000·佛선 르노11, BMW는 3번 출연

조강지차(糟糠之車)...제임스 본드의 슈퍼카 애스턴 마틴 DB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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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화 '007'은 최장 시리즈의 역사를 이어오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주인공 제임스 본드는 첩보원으로서 초인적인 실력을 발휘해 어떤 임무든 척척 해결한다. 능력도 능력이지만 매력이 철철 흘러서 본드가 한번 찍으면 어떤 미녀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의 남성적인 매력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소품이 있다. 자동차.

007이 타는 '본드카'는 새 영화가 나올 때마다 매번 놀라운 성능과 화려한 디자인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가장 유명한 본드 카는 영국의 고급 스포츠카 애스턴 마틴이다. '골드핑거(1964)'를 시작으로 열 차례 나온다. 이안 플레밍의 첫 원작 소설 '카지노로얄(1953)'에는 1931년 제작된 벤틀리 블로워가 등장한다. 기어 변속이 어렵지만 최고 시속 190km/h를 자랑한다. 본드의 유일한 취미가 바로 이 벤틀리 운전이다.


조강지차(糟糠之車)...제임스 본드의 슈퍼카 애스턴 마틴 DB5

애스턴 마틴은 어떻게 본드를 상징하는 차가 됐을까. 영국 BBC의 자동차 정보 프로그램 '탑 기어'에 따르면 플레밍은 한 독자로부터 조금 더 품위 있는 차를 넣으면 어떻겠느냐는 편지를 받았다. 이 팬은 애스턴 마틴 DB3를 추천했다. 플레밍은 1959년 출간한 '골드핑거'부터 독자의 제안에 따라 애스턴 마틴의 차를 넣었다. 이후 영화 버전이 제작되면서 자연스럽게 최신 모델인 DB5가 본즈의 애마로 자리를 잡았다.


애스턴 마틴에게는 상당한 호재였다.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부각되며 도산 위기에서 벗어났다. 특히 '여왕폐하 대작전(1969)'의 DBS는 특수 장치가 없지만 본드가 신혼여행을 떠나는 중요한 신에 등장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리빙 데이라이트(1987)'의 V8 밴티지 볼란테도 당시 애스턴 마틴의 대표였던 빅터 건틀렛이 끌고 다녀 화제를 모았다.


조강지차(糟糠之車)...제임스 본드의 슈퍼카 토요타 GT2000


지난달 11일 개봉한 '스펙터'에는 애스턴 마틴의 최신 버전인 DB10이 나온다. V형 8기통 DOHC 4.7리터 엔진, 매끈한 바디라인, 군용항공기 스텔스를 떠올리게 하는 프런트 그릴 등으로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다. 애스턴 마틴은 이 차를 열 대만 생산했다. 하지만 지난해 앤디 파머 닛산 수석부사장를 최고경영자(CEO)로 맞는 등 과도기를 정리하면 양산 모델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다니엘 크레이그(47)는 '카지노로얄(2006)'부터 '스펙터'까지 애스턴 마틴의 차만 운전했다. 그런데 가장 좋아하는 '본드 카'로는 '두번 산다(1967)'의 토요타 GT2000을 꼽았다. 토요타와 야마하가 일본 시장에 혁명을 일으키자는 목적으로 공동 설계한 차로 최고 시속이 217km/h다. 당시 자동차전문지 '로드 앤 트랙'은 "우리가 구동해본 차 중에 가장 흥미진진하고 즐거운 자동차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조강지차(糟糠之車)...제임스 본드의 슈퍼카 르노11


이 차가 '007'에 소개된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의 배경이 일본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뷰 투어 킬(1985)'에는 프랑스의 르노11이 나온다. 본드는 택시기사를 끌어내고 이 차를 빌려(?) 타는데 거칠기 짝이 없는 운전습관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차는 앞 유리와 지붕이 날아가고 급기야 두 동강나 뒷좌석이 날아간다. 파리 시내까지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제작사는 프랑스에 600만프랑(약 69억원)을 배상했다.


본드가 차를 망가뜨리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히(1971)'에서 그는 티파니 케이스(질 세인트 존)의 포드 갤럭시 세단 500을 수직으로 세워 좁은 건물 사이를 통과한다.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1974)'에서는 AMC 호넷 X를 딜러의 허락 없이 끌고 나가더니 360도 공중회전으로 개천을 건넌다.


조강지차(糟糠之車)...제임스 본드의 슈퍼카 BMW Z8


이런 운전습관의 최대 피해자는 BMW다. 제작비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골든아이(1995)'에 Z3, '네버다이(1997)에 '750il, '언리미티드(1999)'에 Z8를 차례로 투입했으나 대부분 추락하거나 반 토막이 났다. '어나더데이(2002)'에는 영국차를 사용하라는 반대 여론에 부딪혀 등장하지도 못했다. 대신 나온 애스턴 마틴 V12 뱅퀴시는 방탄, 로켓 탑재, 지문인식, 리모컨 기능 등 최첨단 기술로 큰 화제를 모았다. 위장까지 가능해 잠수함으로 변형되는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의 로터스 에스프리 S1과 함께 신기한 본드 카로 첫손에 꼽힌다.


▲007 시리즈에 나온 본드카들


살인번호(1962) / 선빔 알파인 / 숀 코너리
위기일발(1963) / 벤틀리 마크 Ⅳ / 숀 코너리
골드핑거(1964) / 애스턴 마틴 DB5 / 숀 코너리
썬더볼 작전(1965) / 링컨 컨티넨탈 컨버터블 / 숀 코너리
두 번 산다(1967) / 토요타 GT 2000 / 숀 코너리
여왕 폐하 대작전(1969) / 애스턴 마틴 DBS / 조지 라젠비
다이아몬드는 영원히(1971) / 포드 갤럭시 세단 500 / 숀 코너리
죽느냐 사느냐(1973) / 쉐보레 임팔라 컨버터블 / 로저 무어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1974) / AMC 호넷 X / 로저 무어
나를 사랑한 스파이(1977) / 로터스 에스프리 S1 / 로저 무어
문레이커(1979) / MP 라페르 / 로저 무어
유어 아이즈 온리(1981) / 시트로엥 2CV / 로저 무어
옥토퍼시(1983) / 레인지 로버 클래식 컨버터블 / 로저 무어
뷰 투 어 킬(1985) / 르노 11 / 로저 무어
리빙 데이라이트(1987) / 애스턴 마틴 V8 밴티지 볼란테 / 티모시 달튼
살인면허(1989) / 링컨 마크 Ⅶ LSC / 티모시 달튼
골든 아이(1995) / BMW Z3 / 피어스 브로스넌
네버 다이(1997) / BMW 750il / 피어스 브로스넌
언리미티드(1999) / BMW Z8 / 피어스 브로스넌
어나더 데이(2002) / 애스턴 마틴 DBS V12 뱅퀴시 / 피어스 브로스넌
카지노 로얄(2006) / 애스턴 마틴 DBS V12 / 다니엘 크레이그
퀀텀 오브 솔러스(2008) / 애스턴 마틴 DBS / 다니엘 크레이그
스카이폴(2012) / 애스턴 마틴 DB5 / 다니엘 크레이그
스펙터(2015) / 애스턴 마틴 DB10 / 다니엘 크레이그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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