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주가 부양 위해 자사주 매입했지만
30거래일 동안 7곳 7% 내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포스코그룹 임ㆍ직원들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계열사들의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적극 매입하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내리막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청명 포스코플랜텍 대표는 지난달 26일 자사 주식 536주를 약 100만원에 장내 매입했다. 같은날 이화용 전무도 321주를 약 60만원에 사들였다. 이들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13일 이희명 포스코엠텍 대표(258주, 주당 7만원)와 박창수 상임감사(203주, 55만원)도 자사 주식을 매입했다. 이밖에 서명득 대우인터내셔널 원료물자본부장(부사장)과 최대영 포스코강판 전무, 장인화 전무를 비롯한 포스코 임원 12명 등도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포스코 계열사 임원들의 이같은 행보는 포스코그룹이 지난 10월20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임원들을 대상으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포스코그룹 임원 289명은 매월 급여의 10% 이상 포스코,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켐텍, 포스코 ICT, 포스코엠텍, 포스코강판, 포스코플랜텍 등 그룹 내 7개 상장사 중 1곳을 선택해 주식 사들이게 된다. 선택한 곳의 주식은 퇴직시까지 매월 누적해 매수할 계획이다.
이들이 자신의 월급을 쪼개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쏟아붓고 있지만 주가 부양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20일부터 전날까지 30거래일 동안 이들 상장사 7곳의 주가는 평균 6.7% 내렸다. 대우인터내셔널이 13.5%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으며, 포스코엠텍 단 1곳만 1.8% 오르고 나머지는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하향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대기업 최초로 내년부터 분기배당제를 도입한다고 공언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지만 국제 철광 시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투심이 악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일반 직원들까지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모양새다. 포스코 우리사주조합은 지난달 17일부터 일주일 간 자사주 청약 신청을 받았다. 1인당 400만원 이하로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것으로 약 6000명의 직원이 참여해 총 230억원 규모가 몰렸다. 청약에 참여한 포스코 한 직원은 "연말 소득공제 혜택도 있어서 일단 신청했는데 임원과 부장급들까지 계열사 살리자는 분위기라 동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귀띔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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