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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검찰총장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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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검사 인생 마무리하며 시인 서정주 '시' 남겨…"따뜻한 가슴이 국민에게 더 감동"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김진태 검찰총장이 후배 검사들에게 서정주 시인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는 시를 전하며 30여년 검사 인생을 마무리했다.


김진태 총장은 1일 오전 검찰총장 이임사를 통해 "즐거웠던 순간이든 어려웠던 순간이든 그에 상관없이 늘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고 노심초사하면서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진태 총장은 검사의 사명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여러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견해가 대립되어 여러분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면서 "아무리 어려워도 의연하고 당당하게 여러분에게 주어진 신성한 소명을 완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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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총장은 "범죄혐의의 유무에 대하여는 명명백백하게 제대로 밝히되 살리는 수사를 해야 하고, 아집과 타성을 버리고 법과 원칙에 따라 바르게 처리하되 세상사는 이치와 사람 사는 정리에도 부합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태 총장은 "아무리 사소한 사안이라도 그것은 늘 우주보다 더 무거운 인간의 문제임을 깊이 인식하고 인류의 미래와 우리 사회의 발전방향, 그리고 평화로운 공존 등을 염두에 두면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진태 총장은 "자신을 비우고 낮추어야 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고 한다. 냉철한 머리도 중요하지만 따뜻한 가슴이 국민에게 더 감동을 줄 수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진태 총장은 문학적인 감수성이 풍부한 인물이다. 그는 "저는 이제 서정주 시인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는 시를 여러분에게 들려 드리면서 저의 검찰생활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진태 총장이 전한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라는 제목의 시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 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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