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현지에서 다각도 외교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파리테러 희생자 추모 메시지를 연이어 전달하고, 기후변화에 맞서는 한국의 기여 의지를 국제사회에 알렸다. 이번 총회를 평화통일 기반 마련 계기로 활용하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현지시간) 파리장식미술관에서 열린 한국공예패션디자인전 '코리아 나우'를 관람했다. 이곳에서 박 대통령은 "최근 테러 사태로 프랑스 국민들이 충격이 크셨을 텐데, 아름다운 작품들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전시된 한복 중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만든 작품을 보고 "보기만 해도 어떤 분의 작품이라는 것을…"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전시회에는 박 대통령이 취임식 때 입은 한복을 재현한 작품 등도 전시됐다.
앞서 박 대통령은 파리테러 참사현장 중 한 곳인 바타클랑 극장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박 대통령은 포르투갈ㆍ지부티ㆍ그리스 정상에 이어 국화를 헌화한 뒤 묵념하고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항상 프랑스와 함께 할 것"이라며 말했다.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 이후 파리가 주최한 가장 큰 국제행사인 COP21에는 세계 정상급 인사 140여명이 집결했다. 테러 사건 여파가 가시지 않아 군인 5000여명이 시내에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북핵문제 해법도 논의했다. 30일 오후 이루어진 40분간의 만남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이 올바른 현실 인식을 갖고 핵문제에 대한 입장을 재고해 의미 있는 비핵화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핵 불용 원칙하에 외교적 방법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답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30일 오전 개최된 COP21 개회식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도 만나 환담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청정에너지 혁신미션 출범식'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인사를 나눴다. 그러나 미ㆍ러, 미ㆍ중 정상회담 일정이 밀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행사장에 1시간 늦게 나타났다. 박 대통령과 다른 정상들은 오바마 대통령 도착 15분 전 자리를 떴다. 준비된 박 대통령의 연설문은 서면으로 제출됐다.
박 대통령은 1일 파리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해 프랑스 각계 인사 및 유네스코 관계자들을 상대로 특별 연설을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 유네스코의 비전과 경험을 우리의 교육중시ㆍ문화융성정책과 접목시켜 한ㆍ유네스코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방문 후 박 대통령은 체코 프라하로 이동한다. 2일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ㆍ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다. 3일 체코ㆍ헝가리ㆍ폴란드ㆍ슬로바키아 4개국으로 구성된 '비세그라드 그룹(V4)'과 정상회의를 갖는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지난해 대(對) EU 무역수지가 적자였음에도 V4 국가와는 모두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등 우리의 대표적 수출시장"이라며 이들과의 경제협력 방안 모색에 주력할 것임을 알렸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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