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검찰 등 사정 기관과도 여러모로 '복잡한' 인연을 이어왔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前) 정권을 상대로 한 사정을 진두지휘하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웠다. 이른바 '역사 바로세우기'의 일환이었다.
금융실명제·하나회척결 등에서 보여준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미국 ABC 방송은 김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전하며 "한국 민주화운동의 거목이었다. 재임기간 동안 전두환, 노태우 등 독재자들을 단죄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한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로 신군부 관련자들을 검찰이 재판에 넘기지 않자 '5·18 특별법 제정'을 통해 관련자들을 대거 법정에 세우기도 했다.
사정기관을 앞세워 역사적으로 굵직한 성과를 곳곳에 남긴 김 전 대통령이지만, 임기 후반에는 차남 현철씨가 '사정의 대상'이 되는 아픔도 맛봐야 했다.
김 전 대통령 임기 내내 '소통령' 논란에 휩싸이며 '비선 실세'라는 구설에 올랐던 현철씨는 1997년 한보그룹 특혜 대출 의혹에 연루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철씨는 이 과정에서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는 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현철씨는 이후에도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과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옛 국가안전기획부 불법 도청 의혹 등에 잇따라 연루되며 검찰과 법원을 계속 오가야 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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