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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싼 사람을 좋아한다" 정태영 부회장의 '인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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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텀업보다는 톱다운 방식이 효율적"…여행하며 영감얻는 '인사이트 트립' 강조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나는 비싼 사람을 원합니다. 딴데 갈 데가 많은 사람을 원하지요."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밝힌 인재론은 다분히 현실적이다. '비싸다'거나 '갈 데가 많다는 것'은 결국은 '유능한 인재'를 뜻한다. 그런 인재라면 얼마든지 비싼 비용을 치러서라도 잡아두겠다는 속내다. 경쟁사에서 탐내는 인재라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여기에 방점을 찍는 것이 '열정'이다. 그는 "호모지니어스(균일)한 사람들만 있으면서 어떻게 혁신을 바랄 수 있겠냐"며 "굉장히 다채로운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조직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일 저녁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열린 '북 토크'.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 경영에 관한 책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설파했다. 그는 '이성은 투명하되 얼음과 같으며, 지혜는 날카로우나 갑 속에 든 칼이다'는 소설 청춘예찬의 한 대목을 인용하면서 열정과 도전을 수차례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카드사에서 일하려면 금융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하지만 나도 불문과 출신"이라며 조직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대카드가 '톱다운(top-down)' 경영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경영진이 경영 전략과 목표를 수립한 뒤 하위직에 전달해 실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위로 올리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은 빠를 수가 없다"며 "장단점이 있겠지만 굉장히 신속하게 좋은 결정을 빨리 한다는 점에서 톱다운 방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탑다운 방식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려면 위로 올라갈수록 업무량이 많아야 한다는 점도 못 박았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현대카드에서) 제일 바빠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만의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인 '인사이트 트립'도 언급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을 포함해 부서장, 임원 등 10명 이내의 인원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영감을 얻는 일정을 정기적으로 갖는다. 그는 "인사이트 트립을 다니면서 우리 조직과 사업에 접목할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루이뷔통 같은 럭셔리 브랜드도 이면에서는 치열하게 원가 경쟁을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 트립은 다양한 만남과 깊은 사색을 동반한다. 그는 "바텐더, 웨이터, 배우 등 다채롭고 광범위한 스펙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며 "책도 많이 읽고 질문도 많이 던진다"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진행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인 '봉평장 프로젝트'에 관해서는 '보여주기식 이벤트'를 경계했다. 정 부회장은 "때만 되면 재래 시장을 돕겠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리는데 말 뿐인 경우가 많더라"며 “시장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대카드 없이는 도저히 할 수 없다고 하면 그건 실패라고 생각한다"며 재래 시장이 자발적으로 거듭나는 데 무게를 뒀음을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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