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로 경영플랜 차질 생긴 신동빈 "직원 고용안정과 사기 흔들리지 않도록 해라" 내부 단속
16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대표 긴급회의 "직원 고용 유지 및 협력사 피해없도록 할 것"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이주현 기자]"임직원들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쓰고 롯데면세점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챙겨라."
월드타워 면세점을 뺏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내부 단속에 나섰다. 지난 7월말부터 계속된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최대 과제였던 면세점 사수까지 실패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흔들릴 것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 신 회장은 직접 진두지휘한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면세점 수성이 물건너가면서 그룹 경영플랜을 재수정해야되는 상황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의 차질없는 추진을 다짐했지만 기업공개(IPO) 흥행과 주식 공모 규모 측면에서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분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돼 사실상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 회장은 최근 내부 임직원 회의에서 "그룹이 (이번 일로) 활기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써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호텔롯데 상장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국민과 약속한 일을 흔들림없이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롯데면세점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챙기라"고도 지시했다.
앞서 지난 15일 신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93세 생일을 맞아 찾은 롯데호텔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력업체들을 포함해 3000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는데 그분들에 대한 고용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어 "(면세점 수성 실패는) 99%가 나 때문"이라며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기도 했다.
실제 롯데는 월드타워점 운영권 자격 상실과 관련해 직원고용 안정 등의 대책마련에 발빠르게 착수했다.
월드타워점이 입점해 있는 제2롯데월드를 운영하는 롯데물산은 16일 오후 7시 롯데월드타워 14층에서 입점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10여분 간의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를 포함해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 등 롯데월드몰ㆍ타워에 입점한 계열사 대표 10명은 월드타워점에 근무 중인 1300여 명의 직원들의 전원 고용 유지를 결정했다.
면세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을 기존 롯데 면세점에서 분산 수용하고 추가로 월드몰 그룹 운영사(백화점, 마트, 하이마트, 쇼핑몰 등)에서 일자리 상실 없이 전원 유지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또한 월드타워점 면세점 운영 중단으로 인해 협력업체에서 납품 및 발주 받은 상품은 물론 매장에 투입된 기타 비용에도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면세점 탈락이라는 예상치 못한 큰 사태가 발생해 계열사의 힘을 모으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했다"며 "피해 구제를 위한 구체적인 금액은 나오지 않았지만 원칙적 차원에서 반드시 지켜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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