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향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더욱 첨예해 질 것이며 한국은 연미협중(聯美協中·미국과 동맹 유지하면서 중국과 협력)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원치 않는 '선택의 딜레마'에 봉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연구부가 발간한 'KDI 북한경제리뷰 11월호'에 따르면 김흥규 아주대학교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시진핑 시기 중국 대외정책 분석’ 논문에서 시진핑 집권 이후 변화한 중국의 외교전략과 우리의 대응을 이 같이 밝혔다.
먼저 김 소장은 "시진핑 집권 후, 중국은 ‘발전중인 강대국’이라는 새로운 자아정체성을 토대로 1980년대 개혁개방 이래 추구한적 없는 대국가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논문에 따르면 시진핑 시기 대외전략의 핵심은 일대일로(一帶一路)이며, 대외전략 방향은 동관(東管), 서진(西進), 남개(南開), 북화(北和)로 정리됐다.
그는 "러시아, 독일 등과의 관계 강화 및 주변국과의 외교를 통해 미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는 대신 핵심이익은 지키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며 "향후 미중 간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한국은 북핵 및 북한문제를 중심으로 연미협중(聯美協中)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미중 간 한반도 이슈는 양국 간 가장 중요한 협의 및 협력 사안으로 향후 한미중이 협력해 북한 문제에 관한 공동 목표와 비전을 도출하고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조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시진핑 시기 중국 외교정책 변화실태 및 시사점’ 논문에서 "중국 외교정책의 변화로 향후 아태 지역 및 글로벌 차원에서의 미중 간 경쟁과 중일 간 역내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실장은 마오쩌둥 시기에서 시진핑 시기에 이르기까지의 외교정책 흐름을 살펴보고, 시진핑 집권 후 외교정책 방향을 ▲외교영역에서 적극적이고 주동적인 모습, ▲ ‘도광양회(韜光養晦)’와 ‘유소작위(有所作爲)’의 균형추구, ▲‘평화발전’과 ‘핵심이익’의 동시강조라는 세 가지 특성으로 정리했다.
그는 "자국의 부상 및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중관계에서는 ‘신형대국관계’를 주창하고 글로벌 문제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G2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원치 않은 ‘선택의 딜레마’에 봉착될 수 있다"며 "현재 중국의 대한(對韓) 접근은 ‘조건이 분명한 호의’ 형태를 띠고 있어 한중관계 관리의 긴장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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