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을 조롱한 만평에 대한 러시아의 분노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번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 SNS상에서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I am not Charlie.)"라는 문구의 해시태그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 샤를리인 사람이 있나(Is anybody still Charlie)?"라고 언급했으며 이는 4000명 이상의 공감을 얻고 있다. 자하로바 대변인의 페이스북 문구는 올 초 샤를리 에브도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이후 표현을 자유를 지지한다는 뜻으로 사용된 'Je suis Charlie(나는 샤를리다)'를 비꼰 것이다.
러시아 대표 SNS인 VK의 게오르기 로부스킨 언론담당도 역시 샤를리를 비난하는 뜻으로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I am not Charlie)"라는 글을 올렸으며 이는 해시태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문구로 꼽혔다.
샤를리 에브도가 이 같은 러시아인들의 공분을 사게 된 것은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을 조롱한 만평 때문이다.
지난 4일 샤를리 에브도가 러시아 여객기 추락 참사에 대한 두 건의 만평을 실었다. 첫 번째 만평에서는 러시아 여객기 기체 파편과 시신 조각들이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상황을 연출하고 '러시아 항공이 공습을 강화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두 번째 만평은 기체 잔해와 시신 사이에 해골을 그리고 '러시아 저가항공사들은 위험하다. 나라면 에어코카인을 탔을 것이다'라는 설명을 넣었다. 에어코카인은 프랑스인 개인사업가 소유의 마약 밀반입용 항공이게 붙었던 별명으로, 러시아 중소항공사들의 위험성을 조롱한 셈이다.
에브도의 만평에 러시아는 즉각 분노를 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까지 나서서 "그것(만평)은 다민족·다종교 국가인 러시아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신성 모독적'이라고까지 언급하는 등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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