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코스피가 넉달만에 205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상승세지만 정작 여의도 증권가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성과가 부진해 속을 태우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달새 코스피 지수가 3.54% 오르는 동안 국내 액티브 주식형펀드는 평균 1.21%의 성과를 냈다(지난 4일 기준).
액티브 주식형펀드는 시장수익률 플러스 알파(α)를 추구하는데 최근 한달간 성적은 시장수익률의 3분의1 수준에 그친 것이다.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중 대표적인 코스피200 인덱스펀드가 같은 기간 평균 6.27% 성과를 낸 것을 감안하면 성적은 더욱 초라하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8월 증시가 급락할 때는 대다수 펀드의 수익률이 함께 떨어졌지만 최근 증시 반등으로 펀드별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펀드 수익률이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다보니 하락장 때보다 운용이 힘들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투자자들의 불만도 높다"고 토로했다.
최근 한달간 펀드 성과를 살펴보면 신영밸류우선주펀드는 8%, 한국투자삼성그룹펀드는 7.6%, IBK삼성그룹펀드는 7.5% 등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 반면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펀드, 프랭클린중소형주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장기주택마련펀드 등은 7%대 손실을 입었다.
많은 운용사들이 액티브 주식형펀드 수익률 부진으로 애를 먹는 것은 최근 증시에서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기업 실적 개선, 경기 호조 등을 동력으로 많은 종목들이 동반 상승하기 보다는 이벤트나 테마에 따라 일부 종목만 올라갔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에 따른 전기차 테마주 주가 급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종목을 보유하지 않은 펀드는 수익률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시장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테마, 이벤트에 따라 급등주가 불쑥불쑥 나타나는가 하면 실적이 급락해도 주가는 크게 빠지지 않는 종목들이 적지 않아 숏(내릴 것 같은 종목을 공매도) 전략을 펼치기도 힘들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은 3분기 6800억원 가량을 적자를 기록했는데 주가는 실적발표후 5% 가까이 올랐다.
운용사들은 중에서는 이 같은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며 다음 장세를 대비하는 곳도 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ㆍ상무)는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최근 상승한 종목이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을 받는 국면까지 오면 그 동안 소외된 종목 중심으로 시장의 패턴이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상승한 대형 수출주 중 상당수는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 성격이 짙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세 전환 등 특정 계기가 발생하면 시장은 언제든지 중소형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시 예측이 어렵고 미국 금리인상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은 액티브 주식형펀드보다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게 안정적이란 조언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오르는데 펀드 성과는 지지부진하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장세에서는 특정 펀드에 투자하기 보다는 시장수익률을 추구하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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