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일본에 반출된 우리 고미술품이 대거 경매에 쏟아진다. 42cm 높이 조선시대 백자대호인 '달항아리', 고려시대 '나전칠국당초문합' 등이 주목된다.
서울옥션은 해외 반출 우리 고미술품 경매를 오는 29일 저녁 6시(현지시각)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연다. 특히 이번 경매에서 나오는 고미술 출품작 62점 중 55점이 일본 동경에 거주하는 한 콜렉터가 지난 50년간 소장해 온 작품들로, 서울옥션에 위탁한 것들이다.
이 중 '백자대호'는 통상 높이 40cm 이상의 백자 도자기를 일컫는 말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존하는 백자대호는 몇 점되지 않는다. 이번 출품작의 높이는 42cm로 서울옥션이 출품하는 달항아리 중 최고 높이이다. 이 작품은 또한 아이치현 도자미술관에서 발행한 '일본ㆍ중국ㆍ한국 - 도자의 명품(2013년)'에 소개됐다. 전 세계의 항아리는 그 종류도 다양하고 수없이 많지만 백자대호처럼 아무 장식 없이 그 형태와 색택(色澤)의 자연스러움을 갖추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이와 같은 구형의 큰 항아리는 중국이나 일본의 백자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조선 백자의 독자적인 도자 미학을 보여준다.
몸통의 중앙부가 팽만하여 달처럼 둥근 몸통을 가져서 ‘달항아리’라고도 불리우는 백자대호는 18세기 전반에 왕실의 도자기를 굽는 관요(官窯)로 운영됐던 경기도 광주의 '금사리요'에서 제작된 것이다. 달항아리는 위쪽과 아래쪽 몸체를 각각 나누어 만든 후 중앙 부분에서 접합하는 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모습이 비정형의 둥근 선을 그린다. 이번 작품의 추정가는 18억원.
같은 컬렉터의 소장품인 고려나전 '나전칠국당초문합'도 이번 홍콩 경매에 추정가 3억5000만원에 출품된다. 고려시대의 나전공예품은 전 세계적으로 약 20여점 정도인데다, 국내에 남아 있는 것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작품은 바닥을 제외한 모든 면에 빈 공간 없이 국당초문이 시문되어 있고, 내부 역시 상·하부 구분 없이 모두 주칠을 발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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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컬렉터이지만 국적이 같은 또 다른 일본인이 소장한 조선시대 후기백자도 이번 경매에 출품된다. '백자청화초화문과형호'다. 조선 백자는 왕실 연회와 제례에 사용하기 위한 의례기이기 때문에 엄격한 규범에 따라 제작됐지만, 조선 후기에는 확대된 수요층 요구에 부응하여 참외형, 다각형 항아리 등 새로운 양식이 유행했다. 이 작품도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한다. 1960년에 ‘아사카와 노리타카(1884~1964년)가 지은 조선시대의 백자, 청화백자, 철화진사백자를 소개한 책의 컬러 도판에도 실린바 있다. 추정가는 6억원.
이번 제 17회 서울옥션 홍콩경매 고미술 부문은 총 50억원 규모다. 사전 전시는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오는 9일부터 20일까지, 경매장인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 현지에서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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