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을 주관하는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30일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핵심장비 체계통합기술을 포함해 주요 기술의 국내 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국내 기술 및 인프라 등을 최대한 활용해 주요 장비 및 부품을 국산화하고 향후 독자적 성능 개량이 가능한 전투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F-X의 129개 대상 품목 중 현재까지 93개를 국산화 품목으로 확정했다"며 "초도 양산 1호기 가격을 기준으로 국산화 목표의 65% 수준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장 방사청장은 또 KF-X 공동탐색개발 대상국인 인도네시아와 올해 4∼11월 협상을 진행 중이며 오는 12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보고 이후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25년까지 KF-X 체계 개발을 완료하고 2025∼2028년 초도 양산과 추가 무장, 2028∼2032년 후속 양산의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ADD에서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는 이범석 수석연구원도 이날 국방위 회의에서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KF-X 4개 핵심 체계통합기술의 국내 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특히 KF-X에 필요한 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체계통합기술과관련해 "KF-16 전투기, MUAV(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수리온 헬기, FA-50 경공격기 등 기존 무기체계의 항공전자장비 장착 경험을 토대로 유사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AESA 레이더와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 EO 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 핵심 장비를 각각 전투기 운영체계(미션컴퓨터)에 통합하는 4개 체계통합기술 이전을 거부했다. 이 가운데 AESA 레이더 체계통합기술은 국내 개발이 가장 어려운 기술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국산 경공격기인 FA-50의 이스라엘제 레이더 통합,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의 임무탑재장비(MEP) 통합, MUAV의 임무체계 통합, 차기 호위함(Batch-Ⅰ) 센서의 체계통합 경험이 AESA 레이더 체계통합기술 개발에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무기체계는 KF-X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지만 체계통합기술의 '알고리즘'(운용 개념)은 같기 때문에 일부 '소스 코드'(핵심 기술)만 확보하면 AESA 레이더 체계통합기술의 국내 개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ADD는 4개 핵심 기술 가운데 AESA 레이더와 IRST 체계통합기술은 국내 개발을 추진하되 KF-X 사업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국, 이스라엘, 스웨덴 등 3개국과 부분적으로 기술 협력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나머지 기술은 국내 개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ADD의 입장이다.
이 연구원은 "2019년 11월까지인 AESA 레이더 시험 개발 1단계에서 공대공 운용모드를 설계하고 시험 개발 2단계인 2017∼2021년에는 공대지ㆍ공대해 운용 모드 설계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ADD는 애초 AESA 레이더 시험 개발 2단계 기간을 2020∼2024년으로 잡았으나 최근 1단계와 병렬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을 통해 3년 앞당기기로 한 상태다.
이 연구원은 "KF-X 4개 센서의 국내 개발이 가능하고 체계 통합도 할 수 있다"며 "전 국가적인 기술 역량을 총결집해 KF-X의 국내 개발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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